"진짜 사장은 '에스원'이 아닌 '숙명여대'"

'또' 실직 위기 내몰린 숙명여대 청소·경비 노동자들<br />
경비용역 하청업체 교체 앞두고 학교 측에 '고용승계 보장' 요구<br />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숙명여대 분회, 7일부터 학생회관 앞 시위 계속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1 17:48:12

△ 숙대.jpg

(서울=포커스뉴스) 하청업체의 계약 만료로 실직 위기에 내몰린 숙명여자대학교 경비 노동자들이 학교 측에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숙명여대 분회는 21일 오후 1시 숙명여대 학생회관 앞에서 '경비용역 고용승계 보장 투쟁 선전전' 집회를 열고 "우리의 진짜 사장은 '에스원'이 아니라 '숙명여대'다. 책임지고 고용승계를 보장하라"며 학교 측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숙명여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학교 측에 '경비 노동자 전원 고용 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7일부터 보름째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숙명여대 경비 노동자들은 현재 간접고용 상태다. 하청업체 A사에 소속돼 있는데 이들의 원청은 보안업체인 에스원이다. 에스원은 다시 숙명여대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다.

문제는 이달 말 에스원과 A사가 계약 만료를 앞두고 불거졌다.

경비 노동자들이 계속 일하기 위해서는 새로 들어올 업체인 B사와 계약해야 한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계약만료일인 이달 31일까지 고용승계 작업이 이뤄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아직까지 노동자들에게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숙명여대 분회 조득용(61) 부분회장은 "학교 측과 수없이 대화를 시도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계약 만료가 코앞인데도 알 수 있는 것이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윤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도 역시 "세 시간을 붙잡고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가 도입할 예정인 폐쇄회로(CC)TV 기반의 '시스템 경비'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김윤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부장은 "CCTV를 늘리는게 능사가 아니다"며 "학교는 화재나 도난을 즉각적으로 발견할 수 있고 침입자가 발생해도 즉시 구별할 수 있다는 장점을 말한다. 하지만 발견하고 구별하면 뭘 하느냐. 처리할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대체로 아쉬움과 불안감을 보였다.

미대에 재학 중인 김찬란(25)씨는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라고 배웠는데 모순을 느낀다”며 “여성 명문 사학을 표방하는 학교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숙명여대 명신관 앞 게시판에는 새로운 대자보가 나붙었다.

'숙명여자대학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규탄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는 경비 노동자들에 대한 응원과 더불어 투명하고 합리적인 학교행정이 이뤄지길 바라는 당부도 함께 들어있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숙명여대 분회는 앞으로도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숙명여대 담당부서인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지금은 아무 것도 말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숙명여대 분회가 21일 오후 1시 숙명여대 학생회관 앞에서 '경비용역 고용승계 보장 투쟁 선전전' 집회를 열었다. 장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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