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본드, 기업銀 '연기'·우리와 전북銀 '겨우 발행'…자본확충 비상
신한銀, 해외서 5억달러 발행 성공 '비용 증가 불가피'<br />
기본자본 확충하는 '티어 1(Tier 1)'은 엄두도 못내 <br />
도이치뱅크 이자미지급 우려 후 투자심리 냉각…경기침체 우려도 반영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1 13: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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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은행권이 국내에서 코코본드(CoCo Bond)를 발행하기 어려워지면서 자금조달과 바젤III에 대비한 자본 확충에 비상이 걸렸다.
비용이 더 드는 해외로 나가야 하는데 도이치뱅크의 이자미지급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그나마 기본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조건부 신종자본증권(Tier 1 CoCo Bond) 발행은 해외에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완자본만으로 인정되는 조건부 후순위채(Tier 2 CoCo Bond)에 의존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겨우 예정 발행 수요만 맞추고 있다.
코코본드는 바젤Ⅲ 협약에서 정한 조건부 자본증권으로 사전에 정한 요건이 발생하면 상각되거나 주식으로 전환되는 자본증권의 하나다.
21일 은행과 IB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30년 만기로 4000억원 규모의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고 했으나 결국 연기했다. 연기금과 보험권 등 장기투자자들의 수요가 발행금액의 10%도 미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은행은 10년 만기의 조건부 후순위채권 발행에 나서 예정 물량 800억원을 간신히 채웠다. 제시한 금리 상단(3.5%)에 2개 기관이 800억원을 응찰했다.
또, 우리은행도 오는 28일 발행할 예정인 10년 만기의 조건부 후순위채권 25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에 나서 일단 성공했다. 그러나 금리는 역시 제시 범위의 상단(2.935%)에서 결정됐다. 11개 기관이 참여했으나 예정 물량을 겨우 맞춰줬다.
결과적으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은 발행 엄두도 내지 못하고 조건부 후순위채권 정도만 간신히 수요를 채운 셈이다.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경우 발행사가 이자를 배당 형식으로 지급하다 자본비율이 미달된 상황에서 당기순손실을 내면 배당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도이치뱅크에서 촉발된 이자미지급 우려도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이다.
문제는 은행이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야 기본자본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다. 조건부 후순위채권은 보완자본으로만 인정된다. 바젤III 요구에 맞춰 오는 2018년 말까지 기본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하는 은행으로서는 자본 확충 방법을 고심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바젤III 하에서 전체 코코본드의 자본인정 한도가 10%씩 낮아서 2022년에는 전액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발행을 서둘러야 한다.
따라서 은행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10년 만기로 5억달러 규모의 조건부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다. 총 228개 기관이 약 30억달러의 주문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발행금리는 같은 만기 미국채 금리에 2.05%를 가산한 3.875%에 달했다. 국내은행이 발행한 외화 후순위채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국내 발행보다 비용 상승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은 해외로 눈을 돌려 기본자본으로 인정받는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모색 중이지만,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해외에서도 도이치뱅크 문제로 조건부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도 이날 10년 만기로 700억원 규모의 조건부 후순위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제시 금리는 3.2%에서 3.5%로 정해졌다.
이처럼 조건부 후순위채로 발행이 몰리는 상황도 은행으로서는 달갑지 않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이치뱅크의 이자미지급 우려 이후 ‘티어 1’에 대한 수요를 찾기 힘들어졌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해외에서 발행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티어 2'에 의존해야 하는데 국내 투자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이고 해외 발행은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든다"며 "중장기적으로 은행이 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일단 시장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ATM을 지나치는 시민들.손예술 기자 kunst@focus.co.kr 2016.02.16 장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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