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영화인 비대위 "독립성 없는 부산국제영화제, 텅 빈 레드카펫 될 것"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21 13:38:23
(서울=포커스뉴스)영화계가 부산영화제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올해 참가를 전면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방은진 감독을 비롯해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안영진 대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대표, 한국독립협회 고영재 이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사퇴를 즉각 실행하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자율성, 독립성을 보장하는 정관 개정에 전향적 자세로 나설 것 ▲부산국제영화제 신규 위촉 자문위원 68명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철회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중단할 것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사퇴 종용, 총회 의결 없는 집행위원장 해촉 등 영화제를 훼손한 일련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성명서를 통해 "요구에 대한 부산시가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모든 영화인은 각 단체별로 총의를 거쳐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을 거부할 것을 강력히 결의할 것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의 레드카펫은 20년 만에 처음으로 텅 비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부산시와 조직위간의 갈등이 고조된 발단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부산시는 '다이빙 벨'의 상영취소를 요구했다. 영화제는 "영화제 프로그램은 프로그래머의 영역"이라며 거절하면서다.
부산시는 "영화인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좌지우지하려 한다. 일부 영화인이 '다이빙 벨' 상영 여부를 내세워, 외압이라 주장하며 (대중의) 눈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시는 정관개정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를 위해 새롭게 위촉된 부산국제영화제 자문위원 68명의 위촉에 효력 정지 신청을 냈다. "20년간 지켜온 영화인과 비영화인 및 수도권과 부산 등의 균형을 무시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참담함을 금치 못했다. 방은진 감독은 "저도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사람 중 한 명이다. 부산시는 '자문위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서울에 편중되어있다'고 하는데 명단을 보면 알겠지만, 절반 정도가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영화인이다. 누가 자질이 없다는 건지 참담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영화계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방은진 감독과 이춘연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고문은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친분이 있다. 하지만 우리 작품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해 주지 않았다"며 "프로그램 자체에는 집행위원장도 관여하지 못하는 영역"이라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 결정권은 프로그래머의 영역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임시총회를 통한 정관개정을 원하고 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최를 위해 늦어도 3월 말까지는 해당 내용이 완료되어야 한다.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측은 "공은 부산시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차질없이 개최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채윤희, 정윤철, 이은, 이춘연, 방은진, 고영재, 안병호, 안영진(좌측부터)이 나란시 서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부산시가 시민들에게 알린 내용을 스크랩한 자료를 보여주고 있는 방은진 감독.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한 채윤희, 정윤철, 이은, 이춘연, 방은진, 고영재, 안병호, 안영진(좌측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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