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수산시장 '새 건물' 임시개장…반쪽짜리 첫 경매
16일 오전 1시 노량진 현대화시장서 첫 경매 진행<br />
중매상 "경매 규모, 축소됐다" 한 목소리<br />
수협 "더 이상 미룰 수 없어…16일부터 법적 대응"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16 06:46:40
△ 고등어 경매요
(서울=포커스뉴스) "노량진수산시장 첫 경매를 시작합니다."
89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시장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노량진수산시장)이 새 역사를 썼다.
노량진수산시장은 16일 오전 1시 신축 건물인 '현대화수산시장(현대화시장)'에서 첫 경매를 진행하며 임시개장했다. 기존 야외 시장이 지어진 이후 45년 만의 일이다.
이날 수협노량진수산(수협) 관계자는 "수산시장에서 해마다 1월 1일에 초매식을 해왔지만, 오늘은 또 다른 의미의 초매식을 하는 날"이라며 첫 경매의 의미를 강조했다.
경매는 현대화시장(지하2층~지상6층) 1층에 위치한 경매장에서 진행됐다. 첫 번째 경매 품목은 오징어였다.
수협은 첫 번째 경매에서 오징어를 낙찰 받은 중매상에게 소정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 첫 경매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매장 입구에서는 떡과 우동을 무료로 나눠주며 잔치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강명석 노량진수산시장 대표이사는 이날 축사에서 "(기존) 건물 노후화에 따른 물류시설 부족, 위생 등 안전성의 문제가 대두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대화사업이 추진됐다"고 밝혔다.
또 "(현대화시장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다소 불편하거나 개선해야할 점이 있겠지만, 세계 일류의 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개장'인 만큼 반쪽짜리 개장에 불과했다.
'도매시장의 상징'인 경매가 현대화시장에서 이뤄지긴 했지만, 다수 상인들이 이주하지 않은 상태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들은 현대화시장의 공사 완성도와 임대료 인상, 공간 협소 등을 이유로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
이는 16일 첫 경매 규모에도 영향을 미쳤다.
노량진수산시장 경매장에서 상품을 떼는 중매상들은 서울 곳곳에 유통시키기도 하지만 시장 내 상인들에게도 상품을 팔고 있다.
가뜩이나 올초 영업현황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9% 감소(상장물량 기준)해 침체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인근 소매상들의 비협조는 현대화시장과 중매상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고등어 경매에 참여한 한 중매상은 "최근에 물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오늘은 이전(기존 시장)보다 더 줄어들었다"며 "자리 잡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속이 타들어 가는 건 이주하지 않은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가개장 행사부터 경매까지 1시간 가까이 지켜본 상인 김모(59‧여)씨는 "나라고 왜 이런 좋은 건물에서 장사하고 싶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경매에 관심 끄고 우리 요구를 들어줄 때까지 최대한 버텨보자고 말했는데, 막상 보니 당장이라도 들어오고 싶다"며 "상인회와 수협이 어서 합의를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은 16일부터 기존 시장에서 영업하는 상인을 무단 점유자로 간주하고 명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기존 시장에서의 상인과 수협 간 임대차 계약은 지난 15일자로 종료된 상태다.
수협 관계자는 "현대화사업 논의단계부터 완공까지 모든 사항을 상인들과 합의해 문제가 없을뿐만 아니라, 애초 1월 15일에 예정된 입주를 2달이나 미뤄온 상태기 때문에 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수협은 16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3시간 무료주차를 실시하고 현대화시장 내에서 문화공연 및 체험행사를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현대화시장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여의도 63빌딩과 노량진수산시장을 연결하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해 관광명소로서의 명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경찰은 16일부터 예정된 상인회 집회에서 무력시위, 물리적 충돌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인력과 구급차를 집회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비대연 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자와 여성이 대부분이어서 집회현장의 안전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고 밝혔다.(서울=포커스뉴스) 16일 오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건물 경매장에서 첫 경매가 열리고 있다. 이날 경매를 시작으로 현대화 건물에서의 개장이 이뤄졌지만, 절반 넘는 상인들이 좁아진 상가 공간과 비싸진 임대료를 주장하며 옛 건물에 남은 채 이전을 거부 중인 상황이다. 2016.03.16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6일 오전 첫 경매가 열린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건물의 활어 판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매를 시작으로 현대화 건물에서의 개장이 이뤄졌지만, 절반 넘는 상인들이 좁아진 상가 공간과 비싸진 임대료를 주장하며 옛 건물에 남은 채 이전을 거부 중인 상황이다. 2016.03.16 양지웅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6일 오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현대화 건물에서 첫 경매가 열렸다. 같은 시간 옛 노량진 수산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매를 시작으로 현대화 건물에서의 개장이 이뤄졌지만, 절반 넘는 상인들이 좁아진 상가 공간과 비싸진 임대료를 주장하며 옛 건물에 남은 채 이전을 거부 중인 상황이다. 2016.03.16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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