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무너뜨린 '78수'…"인간만이 둘 수 있는 아름다운 수"

중반 이후 이세돌 9단 '승부수'에 알파고 '의문수' 연발<br />
이 9단 "백 78수, 그 수뿐이 없었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13 21:01:02

△ 복기하는 이세돌 9단

(서울=포커스뉴스) 그야 말로 '신의 한 수' 였다. 격렬한 중반 전투가 진행되던 중 이 9단이 78번째 중앙의 '끼움수'를 작렬시키며 알파고의 방어선에 일격을 가했다. 1000여대의 서버와 1202개 중앙처리장치(CPU)로 무장한 슈퍼컴퓨터이자 인공지능인 알파고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였다. 중국 환구망이 4차례의 대국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수라고 보도한 바로 신의 수였다.

이후 알파고는 79수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이어 85~89수까지 이 9단에게 오히려 유리한 수를 남발했다. 알파고는 78수 이전까지는 자신이 유리한 것으로 형세를 판단했다가 이후 승률이 급격히 하락했다. 현장 해설자는 "알파고에 버그가 난 것 같다"며 "인간인 이 9단이 내민 의외의 수에 기계인 알파고가 당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 영어해설을 맡았던 마이클 레드먼드 9단도 이 수를 두고 "나도 놀랐고, 상대인 알파고도 놀랐을 것"이라며 "중앙에서 그 묘수가 정확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TV조선에서 대국을 해설한 김영삼 9단 역시 "그동안 알파고의 기묘하고 변칙적인 수에 많이 놀랐는데 이번 4국에서는 오히려 이세돌 9단의 묘수에 놀랐다"면서 "이세돌 9단이 중앙에서 '신들린 한 수'로 인공지능 알파고를 몰아침으로써 역대급 최고 수준의 명국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경기후 이 9단은 "그 장면에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이 둔 수였다"고 설명했지만 이 수 역시 오직 인간인 이 9단만이 선택할 수 있는 묘수였다.

특히 이 78수는 알파고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 데도 의미가 있다. 알파고가 과거 학습하지 않은 수에 대해서는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는 추측이다. 이 9단은 이에 대해 "알파고가 의외의 수에 대해서는 약점을 보인다"며 "예상치 못한 수에 대해서는 버그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결국 78수는 인간이 말하는 아름다운 바둑, 창의적인 수였던 셈이다.(서울=포커스뉴스) 이세돌 9단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에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에게 첫 승리를 거두고 복기를 하고 있다. 2016.03.13 포커스포토 (서울=포커스뉴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4국 기자회견에 참석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16.03.13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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