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단상] 신동주의 '패배' vs 민유성의 '승리'

신동주, 임시주총 패배로 "경영권 분쟁, 사실상 완패"評<br />
민유성, 존재감 과시하며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라 대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11 18:02:35

△ 신격호 집무실 나서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지난해 7월부터 9개월 간 이어진 롯데家 경영권 분쟁이 이제 끝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일본에서 열린 日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안한 現 이사진 해임 안건이 모두 부결되며 사실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압승으로 마무리된 것이다.

게다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 결과에 따라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의 대표에서도 해임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결이 된 것"으로 평가하며 신동주 전 부회장의 패배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신동주 전 부회장 못지 않게 눈길을 끄는 인물이 있다. 그의 최측근 참모로서 분쟁의 전략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진 민유성 前 산업은행장, 現 SDJ 코퍼레이션 고문이다.

▲뛰어난 판단력·인맥 네트워크로 '신동주의 책사' 민유성,
日 종업원지주회 '25억 파격 회유책' 그림도 그린듯

지난 10월, 경영권 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에서부터 언론사 순회, 중요 발표 등에 동행하며 그를 밀착 수행했다.
민유성 고문은 MB정권 당시 산업은행장까지 올랐던 금융권의 핵심 인물로, 그의 화려한 경력과 네트워크를 입증하듯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법무법인, 홍보 담당, 총괄회장 비서실 등을 자신의 인맥으로 채웠다.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을 담당하는 법무법인 두우의 조문현 대표변호사와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대표 변호사는 경기고 출신으로 민유성 고문과 동창 관계이며, 정혜원 SDJ코퍼레이션 상무는 민 고문과 함께 일한 전력이 있고, 정혜원 상무의 남편은 민 고문이 세운 사모펀드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권종순씨는 민 고문과 서강대 경제학과 동기다. 지난 19일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를 공략하기 위해 내 건 파격적인 회유책도 민유성 고문의 작품이라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본인의 지지를 호소하며 종업원지주회에 1인당 약 25억을 지급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1조원의 사재 출연을 통한 직원 복지를 약속했다. 세부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었지만 솔깃할 만한 회유책임에는 분명했다.




▲롯데분쟁 개입 배경 두고 추측 난무, 잊혀진 MB인사 이슈의 중심에...
비리 수사 물타기, 회사 손실 만회 등 해결되지 않은 논란 아직도 산재

국책은행을 이끌었던 인물이 사사로운 기업 경영권 분쟁, 하물며 가족 간 싸움에 뛰어든 배경에 대해 논란이 일자, 민유성 고문은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이 70년 동안 일궈온 회사가 잘못하면 일본에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민 고문의 분쟁 개입 배경을 두고 '순수한 의도는 아닐 것'이라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임하던 당시에 천문학적 부채를 가지고 있던 리먼브라더스 인수 추진, 칠레 동광 개발 투자로 인한 광물자원공사 500억대 손실 의혹은 아직 수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고, 포스코의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를 중계한 당시 산업은행장 역시 민유성 고문이었다.

민 고문의 롯데 경영권 분쟁개입이 산재해 있는 의혹 수사에 대한 물타기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롯데 경영권 분쟁 개입 직전 검찰은 당시 산업은행 M&A 담당 실장을 압수수색하며 성진지오텍 인수 수사를 진행하며 민유성 고문이 거론하기도 했다.

민유성 고문의 사모투자펀드회사 나무코프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롯데경영권 분쟁으로 비리 수사에 쏠렸던 이목을 돌리려고 했든, 회사 자금난을 해소하려고 했든 민유성 고문은 이번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얻은 것이 많다.

이전 정권의 국책은행장 재임 이후 뚜렷한 성과 없이 MB시절 인물로 잊혀질 수 있었던 그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비록 스스로 사임하기는 했지만, 대기업 중요 계열사의 사외이사 물망에 오르는 등 그의 영향력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번 임시 주주총회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다가 올 6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안건 재상정 위한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것을 천명했다. 패색 짙은 이 싸움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그리고 민유성 고문이 어떤 행보를 이어나갈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서울=포커스뉴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선호 일본 산사스 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점 34층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로 관리 주도권 탈환을 위해 방문, 일정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서울=포커스뉴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힌 후 인사를 하고 있다. 2015.10.08 허란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청구' 첫 심리에 출석 후 휠체어를 타고 법원을 나오고 있다. 2016.03.07 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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