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갈등 '무·한전쟁' 마침내 폭발

이한구 '독단적 운영'…황진하·홍문표 공관위 활동 중단 선언<br />
김무성 없이 진행된 윤상현 '반쪽 소명'…친박계 압박<br />
홍보사령탑 조동원 사퇴 의사…김무성 지지자 상경 시위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11 07:40:55

△ 김무성·원유철, 윤상현 어떻게?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 내 친박(親朴)계와 비박(非朴)계 간 공천 갈등이 마침내 폭발했다.

비박계 좌장 김무성 대표 측 공천관리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10일 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독단적인 공관위 운영에 반발해 활동중단을 선언하고 나선 것.

김 대표의 '살생부 파동'과 윤상현 의원의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등의 발언으로 공천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은 이 위원장의 독단적인 운영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의 경선지역 발표에 대해 이 위원장은 "다른 최고위원들과 최종적으로 같이 결정하겠다"고 밝혀 갈등을 봉합하지 않고 강행할 의사를 드러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원유철 원내대표와 김태호·이인제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김 대표를 향해 윤 의원의 사과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며 윤 의원을 호출했지만, 김 대표는 이를 거부하고 윤 의원이 도착하기 전 최고위원실을 나섰다.

20여일 가량 당내 회의에서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는 이날 김종필(JP) 전 총리의 회고록 출판기념회에 참석, "지금 내 마음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이라며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도 같은날 당내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자신 역시 사퇴할 것이라고 밝혀 공천 갈등이 당 전반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 이한구 '독단적 운영'…황진하·홍문표 공관위 활동 중단 선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이날 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한구 위원장의 독선적인 회의운영 체계 등이 시정되지 않으면 회의에 더 이상 참여하기 어렵다"고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황 사무총장은 "이 위원장의 독선적인 운영과 최고위의 결정 사항과 의견에 대한 묵살‧무시 행태가 지속되다보면 당에 대한 커다란 신뢰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문제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이 위원장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의 경선지역 발표다. 공관위는 이날 31개 경선지역을 발표했다.

당초 공관위는 지난 9일 공관위 전체회의에서 김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를 넣기로 합의했지만, 이 위원장이 이날 오전 경선지역 발표를 하며 이를 뒤집어버렸다.

황 사무총장은 "공관위의 전원일치로 합의가 된 사안에 대해 이 위원장이 갑자기 바꾸겠다고 전화를 했다"며 "김 대표한테 (이 위원장의 뜻을) 말씀드렸더니 '공관위원들 전체가 합의하고 발표준비가 다 된 것을 보류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 최고위에서 어제 계획했던 대로 보고했더니 최고위원들도 전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최고위의 뜻을 이 위원장에게 전달했는데도 이 위원장은 계획 명단에서 김 대표의 이름만 뺀 상태로 발표를 했다"고 지적했다.

홍문표 부총장 역시 "공관위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내용을 한 두사람이 빼고 넣을 수 있는 문건이 아니지 않느냐"며 "최고위원들도 '이건 있을 수 없다. 지금 기자회견에서 뺀다면 빨리 번복해서 넣어라'라고 했으나 그것마저 묵살했다"고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이들은 △김무성 대표의 지역구를 포함한 2차 경선지역 정정 발표 △독선적 회의운영 방법 개선 약속 등을 공관위 복귀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한구 위원장은 이날 앞서 브리핑을 통해 "김무성 대표도 최고위원회의 한 멤버이기 때문에 다른 최고위원들과 최종적으로 같이 결정하겠다"고 밝혀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미 결정난 일이기 때문에 다시 심사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경선을 하더라도 다른 최고위원들과 같이 (발표)한다는 뜻"이라며 "지난번 찌라시(살생부) 사건이 아직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김 대표만 경선에 참여시키면 정두언 의원이나 김용태 의원의 경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위원장은 또"(황 사무총장과 홍 부총장이) 마지막 회의에 참여를 안했다. 김 대표와 관련해 내가 설명한 방법, 내용에 대해 좀 불만이 있는 것 같다"며 "본인들 불만보다 김 대표의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직을 맡고 있는 공관위원 중 (일부가) 반발이 굉장히 심해 더 이상 공관위에 참여할지 말지 모르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그 분들이 이제 당 사무총장이나 부총장 자격이 아닌 공관위원으로서 제대로 참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 김무성 없이 진행된 윤상현 '반쪽 소명'…친박계 압박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는 윤상현 의원이 직접 출석해 논란에 대해 소명했지만, 김 대표가 없이 진행된 '반쪽 소명'에 그쳤다.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윤상현 의원을 최고위로 호출했지만, 김무성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은 윤상현 의원이 출석하기 직전 최고위원실을 떠났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실을 나서며 몰려드는 취재진에게 "아무 말 안 한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그냥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는 지난 번 살생부 파문 때 최고위 의결을 통해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위해하는 경우에는 클린공천위에서 정확히 조사해서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에 관련해 김 대표에게 말씀을 못 드린 상황"이라면서 "김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결의를 수용해 준다면 클린공천위에서 즉각 진상조사에 들어간 뒤, 결과에 따라 최고위에서 처리 수준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공개 최고위에서는 원 원내대표,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김 대표를 향해 윤 의원의 사과를 받으라며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여당"이라며 "지금 이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께서는 하루 빨리 이 상황이 정리되길 바라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윤 의원이 김 대표가 있는 최고위에 와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본인이 해명할 것이 있으면 해명하고, 진상에 관련된 소상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며 윤 의원을 호출했다.

김 최고위원은 "비박-친박, 친박-비박은 공동운명체라고 생각한다"며 "계파를 뛰어넘어서 당과 국가를 우선하는 대국적인 모습을 보일 때"라고 김 대표를 압박했다.

이 최고위원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뜨거운 가슴으로 이 문제를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며 "대의를 위해 작은, 사소한 감정은 뛰어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를 거부한 김무성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JP의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지금 내 마음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요즘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국민공천제 최초 시행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하는데 여러 가지 방해와 저항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탄했다.


◆ 홍보사령탑 조동원 사퇴 의사…김무성 지지자 상경 시위

새누리당 '백보드' 문구 등 당 대국민홍보를 총괄하는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도 이날 당내 계파갈등과 관련해 사퇴의사를 밝혔다.

살생부 파동,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 등 내홍이 계속되자 사퇴 카드를 꺼낸 것이다.

조 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새누리당의 내분이 계속된다면 홍보본부장직을 그만두고 새누리당을 떠나겠다"면서 "저는 선거 때마다 망설임없이 와서 저 자신을 버리고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야당에서 봤던 패배할 것 같은 두려움이 새누리당에 찾아오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크다. 과반수 의석을 달라고 애원하는 것조차 부끄럽다"고 경고했다.

조 본부장은 이날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공개 발언을 신청했으나, 김무성 대표가 허가하지 않아 무산됐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원들을 향해 "생각 좀 해보고 말하면 좋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20여일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김 대표를 향해 "김 대표는 지금 현재의 분란에 대해 책임을 지시고 말씀을 안 하시는거라 생각한다"며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로 생각 좀 해보고 말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언제까지 상황을 지켜볼 것이냐는 질문에 "일단 지켜보다가 문제가 되는 분은 제가 공격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제가 가장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선거가 끝나면) 그만둘 사람이니까 자유롭다"며 "다른 의원들이나 속앓이 하는 분들 대신해서 말하는 것이다. 다들 공감하는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는 100여명의 김 대표 지지자들이 몰려와 "상향식공천 관철! 막말정치 윤상현 퇴출!"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김무성(가운데)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원유철(왼쪽) 원내대표와 윤상현 의원의 최고위 소명 기회 부여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2016.03.10 박철중 기자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한구 위원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왼쪽은 황진하 부위원장. 2016.02.19 김인철 기자 '김무성 욕설 녹취록'으로 논란을 일으킨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날 김무성 대표와의 면담이 불발된 윤 의원은 이날 오전 김 대표의 자택을 방문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2016.03.10 박동욱 기자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6.01.05 박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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