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현재 금리수준 충분히 완화적 …금리 조정 이후 효과 미지수"

3월 기준금리 1.50%…9개월 연속 동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10 15:44:23

△ 생각에 잠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1.50%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 6월 0.25%포인트 내린 이후 9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언회 정례회의 뒤 열린 기자단담회에서 "현재 금리수준 1.50%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본다"며 동결 배경에 대해 "지금같이 대내외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한 경계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금처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채널이 제약을 받는다"며 "금리 정책도 타이밍이 필요한데 과연 지금 금리를 조정하면 대내외 여건이 불안한 배경에 채널이 어떻게 작동하겠느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도 크다"면서도 "수출 관련 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나 세계 전체 교역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며 경기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비추었다. 2월 소비·설비 투자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했으나 1월보다는 다소 완화됐음을 주장했다.

또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가계대출은 분명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변함없다"며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이주열 총재와의 일문일답.

-지난달 금통위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 소비와 내수 지표가 미흡하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최근 경기 낙관론이 나오는데 경기 인식과 전망이 한 달 사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기본적 경기인식은 지난달과 큰 차이 없다. 우리 경제가 대내외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경제 심리가 약화되면서 하방 리스크가 증대되기는 했다. 반면 긍정적 신호도 있다고 본다. 유가가 상당폭 반등했고 미국 경기 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수출여건 등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많이 진정됐지만 완전히 기조적으로 불안 요인이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

-한은 추천인사는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 이흥모 부총재 후임에 따른 인사는 언제가 되는가. 7월에 두 부총재 임기가 만료되면 함께 하는 것인가.
▲현재로서 내가 말할 단계가 아니다.

하성근 위원 등은 우리나라 경제 기준금리 적정수준이 하락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얼마 전 민간연구소에서 테일러 준칙을 적용한 결과 국내 적정 금리 수준이 현행 기준금리보다 낮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50% 금리가 실물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적정한 기준금리 수준은?
▲적정금리 수준은 다양한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다. 통화정책에 기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민간연구소의 구체적인 수치는 테일러 룰에 의한 준칙금리를 추정해 통화정책을 평가했는데 테일러 룰에 의한 적정금리는 어떤 모형이나 방법으로 추정하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현재 금리 수준을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미국에서도 연준 개혁법안을 놓고 볼 때 준칙금리를 따르도록 하자는 논의도 있었으나 이를 통해 금리정책을 운용하는 게 적절치 못한다는 게 일반적 컨센서스였다. 현재 금리수준 1.50%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고 본다.

-국제경제 측면에서 한은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은이 이를 지켜보고 후속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선제적 대응의 경우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일률적으로 비교한 것 같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간 것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마이너스 성장률 등 때문이다. 대신 다른 나라 중앙은행의 결정에 대해 국내 경제와 금융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런 변화를 지켜보면서 우리 통화정책을 지켜보는데 참고할 것이다.

-자본유출 우려가 일단락됐다는 것이 정부 입장인데 총재의 견해는.
▲증권투자 흐름을 금년에 국한해서 보면 외국인 증권자금이 큰 폭 감소했다. 2월 중순 이후 그 흐름이 유입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미국 연준 금리 인상 기대, 유가 반등, 주요국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완화된 데 주로 힘입었다.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우리 경제 건전성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상태라 이러한 흐름이 다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계속 경계해야겠다고 본다.

-지금 시점에서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중 어느 것이 내수 및 소비 심리 강화에 효과가 클지 알려달라.
▲일의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 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모두 경로와 시차를 두고 파악을 해야 할 텐데 효과의 판단 시계를 어디까지 두느냐에 따라 다르다. 또 경상지출을 늘린 것인지 자본지출을 늘린 것인지에 따라서도 효과를 보는 시각이 달라 둘 중 어느 것이 크냐고 말할 수 없다. 얼마전 G20회의 공동선언문(커뮤니케)에 성장세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지출, 통화정책, 구조조정 등 3중 정책 같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나와 있다.

-오늘 기준금리 동결 결정했는데 자본유출 우려가 크게 고려됐는가.
▲금리 결정을 할 때 소위 거시경제는 실물 흐름, 금융안정에서는 외국인 자금 흐름, 가계부채 등을 고려한다. 실물과 금융 리스크를 모두 보기에 자본유출도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고려하는 요소다.

-오늘 나온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보면 경제의 개선흐름이 약화됐고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이 부분이 개선흐름이 주춤하다는 정도에서 그쳤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판단하는지 궁금하다.
▲지난달 경기상황을 보고 내수 개선세가 주춤해졌다고 표현했다. 이는 1월 중 모니터링 지표에 바탕한 판단이었다. 연초 들어 개별 소비세가 전년 말 종료되면서 일시적 요인이 많이 작용했다. 그래서 일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하는 뜻을 담아 주춤했다고 표현했다. 2월 속보치를 보면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봐서 개선세 약화됐다고 했다. 부진세가 1월보다는 2월 중에 정도가 나아진 것으로 판단했다.

-수출부진에 대해 내수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을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금리인하를 한다고 해서 수출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총재의 생각은?
▲수출 관련 지표가 부진한 것은 사실이나 세계 전체 교역 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국내 수출 부진의 가장 주된 원인이 세계 교역 축소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전제 하에 경쟁력 제고 노력과 이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해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생각은.
▲글로벌 위기 직후 스웨덴 덴마크 스위스 북유럽 일부 국가가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했다. 이는 해외자금 유입에 따른 자국 통화절상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시행에 대한 논란이 많다. 마이너스 금리 도입 효과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상당한 관심사다. 한국이 이를 당장 도입할 것은 아니지만 큰 관심사기에 면밀히 보고 분석하겠다.

가계대출을 보는 금통위 시각이 다소 완화적이라고 풀이된다. 현재 가계부채 수준은 어떤가.
▲가계대출에 대한 시각이 크게 변화한 게 아니다. 가계대출은 분명 높은 수준까지 올랐고 억제할 필요가 있다는 데 변함없다. 대출심사 시 상환능력을 중시하자는 등 가이드라인을 얼마 전 시행했고 이에 대한 효과를 지켜보고 있다. 가계대출은 중요한 과제로 보고 대처해 나가겠다는 시각에 변함이 없다.(서울=포커스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16.03.10 성동훈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0일 정례회의를 열고 3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6월 0.25% 포인트 인하된 뒤 9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2016.03.10 이인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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