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올모스트 메인' 배우 김지현 "작가의 묘한 상상력이 가슴을 톡 건드렸어요"
내달 10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서 공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3-04 14:07:04
△ 미소짓는 김지현
(서울=포커스뉴스) "말도 안 되는 판타지가 9시 오로라가 뜰 때 아홉 커플에게 동시에 뿅뿅뿅 이뤄져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다 믿어지죠. 작가의 묘한 상상력이 따뜻하게 가슴을 톡 건드리는 것 같아요.“
연극 '올모스트 메인'에서 오로라 같은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연극배우 김지현을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무대 위에서 부부싸움을 하며 소리 지르던 '마르씨'는 온데간데없고 단아한 모습의 아름다운 여배우가 앉아있었다.
김지현은 올해로 데뷔 12년차 배우다. 그의 단단한 연기 내공은 무대 위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올모스트 메인 무대 위 18명의 배우들 중 유독 김지현 배우가 기억 속에 콕 박힌 이유다.
김지현은 고등학교 때 연극반을 하면서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기과를 거쳐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4년 이상훈 연출의 연극 '위선자'로 데뷔한 이후 극단 '차이무'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다졌다. 극단 차이무는 배우 문성근, 명계남, 송강호, 유오성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을 배출한 극단이다.
"극단 차이무는 대학교 다닐 때부터 제일 유명한 극단이었고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어요. 지금도 그때 선배님들하고 작업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되요. 이성민 선배, 최덕문 선배, 전혜진 언니, 이대연 선배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같이 해서 영광이었죠. 지금도 꾸준히 연극하시니까 그런 모습들도 진짜 멋있어요."
연극 '올모스트 메인'은 한 겨울 오로라가 보이는 가상의 마을에서 금요일밤 9시 아홉 커플에게 동시에 일어나는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김지현은 이번 공연에서 남편에게 버린 받은 후 고장 난 심장을 들고 다니는 '글로리', 술집에서 전 여자친구의 결혼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남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되는 '웨이트리스', 마음과 다르게 남편과 다투며 힘들어하는 '마르씨' 등 세 개의 캐릭터를 맡았다.
한 공연에서 세 가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은지 물었다. 김지현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배우는 본능적으로 공연을 할 때 캐릭터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올모스트 메인' 같은 경우는 작가가 배우에게 굳이 캐릭터를 만들 필요없다고 써놨어요. 상황에만 충실하면 되죠. 다른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요."
올모스트 메인에는 9개의 에피소드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설정이 있다. 고장 난 심장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 통증을 못 느끼는 남자 등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진다. 처음엔 어리둥절해하다가도 무대 위 배우들이 진지하게 연기하는 모습에 어느 순간 설득 당한다. 김지현은 "그게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올모스트 메인은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관객들을 설득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어요. 말이 안 되는 상황인데 다 믿어지죠. 작가의 묘한 상상력이 따뜻하게 가슴을 톡 건드리는 것 같아요."
평소 연인이나 친구와도 큰 싸움 한번 해본 적이 없다는 그는 가장 하고 싶었던 장면으로 여섯 번 째 에피소드(Where it went)에서 나오는 부부싸움을 꼽았다.
"어렸을 때부터 작품 속 장면처럼 싸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부모님도 한 번도 그러신 적 없고요. 그래서인지 싸움에 대한 이미지가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싸워보려고 해도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무대에서나마 부부싸움하는 장면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오는 4월10일까지 상명아트홀 1관에서 열리는 올모스트 메인 공연이 끝나면 잠시 쉬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오로라를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날지도 모른다.
"공연이 끝나면 한 달 정도는 쉴 생각이예요. 오로라를 보러 가고 싶어요. 캐나다가 관측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하더라고요. 오로라 보는 게 제 꿈 중 하나예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요."(서울=포커스뉴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극 '올모스트메인'의 배우 김지현이 포커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6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서울 종로구 상명아트홀에서 열린 연극 '올모스트 메인(ALMOST MAINE)' 프레스콜에 참석한 연극배우 김지현(오른쪽)과 조풍래가 극중 별을 바라보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연극 '올모스트메인'의 배우 김지현이 포커스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26 김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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