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인 '주총데이'가 시작된다. 이번 정기주주총회는 대부분 금요일에 집중돼 소액주주들의 주주권 행사 가능성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총의 핵심 화두로는 '투명경영 강화'와 총수들의 '등기이사 선임여부' 등이 부상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3월 정기주주총회 일정을 공시한 상장사 826개 회사 가운데 77.96%에 해당하는 644개 회사가 금요일에 주총을 진행한다.

3월 중 가장 많은 기업의 정기 주총이 몰린 시기는 넷째주로 123개사가 주총을 연다. 셋째 주에는 113개사, 마지막 주 66개사, 둘째 주 51개사, 첫째 주 9개사 등 순으로 주총이 열린다.

11일에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제일기획,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호텔신라, 에스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총이 개최된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포스코도 이날 주총을 연다.

이날 주총이 열리는 삼성그룹 계열사들 중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 등은 이사회 의장의 기본 요건을 대표이사에서 이사로 변경하는 안건을 올렸다. 에스원은 대표이사에게만 주어졌던 이사회 소집권한을 이사회 의장이나 미리 선정한 이사에게 넘겨줬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사외이사 등 경영진이 아닌 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현 CFO인 최정우 부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포스코강판과 동양물산기업은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기 위해 정관을 변경한다. 이 중 포스코강판의 정관변경 안건은 개인주주 제안에 따른 것이다.

18일에는 SK그룹과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케미칼, SK하이닉스, SK네트웍스, SK가스, SK증권 등 SK그룹 계열사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이노텍, LG생활건강, LG상사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진행한다.

특히 SK그룹은 주총을 통해 최태원 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기존 등기임원 6인(사외이사 4인) 체제에서 7인(사외이사 4인)체제로 전환한다. 최 회장이 이번에 SK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2년 만에 등기이사로 복귀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주총에서 박정호 SK대표이사(사장)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로써 SK하이닉스 사내이사는 박 사장을 포함해 김 사장, 임형규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3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등기임원수를 8인(사외이사 5인)으로 동일하지만 기존 이사회 멤버(8인, 사외이사 6인)에서 사외이사 1명을 줄이고 사내이사 1명을 늘린다.

LG전자도 이날 주총을 통해 조준호 MC사업본부장(사장)과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LG전자는 이사회 정원을 기존 7인(사외이사 4명)에서 9인(사외이사 5명)으로 늘린다.

LG화학은 구본준 LG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등기임원 수는 그대로지만 구 부회장이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도 이날 주총을 개최한다.

25일에는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주총을 갖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이번 주총데이에선 총수들의 등기이사 선임여부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실장은 "주총이 모두 금요일에 몰려 많은 주주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것은 힘들 것"이라며 "회사의 주인은 소수의 지분으로 경영권을 행사하는 오너가 아닌 다수의 주주들이다. 주주들이 회사에 조금 더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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