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뉴스) 해외 가전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대륙별 맞춤 가전'을 선보이며 현지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리미엄 전략만으로는 실적 향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역 특색에 맞춘 제품으로 차별화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두 기업은 이달 초부터 각각 아시아를 포함한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을 순회하며 전략제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삼성포럼'을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LG 이노페스트'의 출발선을 끊었다.


올해 8회째를 맞은 삼성포럼은 말레이시아와 모나코, 포르투갈, 중국 순으로 4개 국가에서 개최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포럼에서는 고온다습한 동남아의 열대기후 특성이 반영된 TV 제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상 전압과 잦은 낙뢰, 높은 습도의 여건에서도 안정적으로 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올 케어 프로텍션(All Care Protection)' 기술이 적용된 것이다.

또한 자동으로 영상 소스를 분석해 노이즈를 제거하는 '클린뷰(Clean View)' 기술이 보급형 모델까지 확대돼 아날로그 콘텐츠 시청자가 많은 지역에서도 개선된 TV화질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지난 11일 모나코에서 개최된 유럽포럼에서는 유럽 주거환경에 특화된 가전이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가구를 배치할 공간이 협소한 유럽의 특성을 고려해 '애드워시' 드럼세탁기를 중소형으로 출시했다. 지난 1월 CES에서 공개한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서구식 상냉장 하냉동 방식의 2도어 BMF(Bottom-Mounted Freezer) 타입으로 선보였다.

LG전자는 지난 2일 물‧전력 등의 인프라가 미흡한 중동‧아프리카 시장을 가장 먼저 공략했다. 이날 LG전자는 세계 최초 '3중 필터 정수기냉장고'를 선보였다. 중동지역 수질이 좋지 않은 점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중동‧아프리카 여건에 맞춰 소용량 발전기로 가동이 가능한 '인버터 에어컨'을 공개했으며, 아프리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강력한 저음에 특화된 컴포넌트 오디오도 출시했다.

서울에서 선보인 동남아지역 제품으로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높은 온도와 습도를 고려해 내구성을 강화한 TV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최근 헤이즈(시력으로 확인할 수 없는 대기 중의 먼지)로 인해 현지인들이 공기의 질에 관심을 갖고 있어 다양한 공기청정기를 전시했다.


이렇듯 세계 각국 소비자의 입맛을 제품에 담기 위해 양사는 전담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연구소(Lifestyle Research Lab‧LRL)'를 한국, 미국, 중국 등 세계 7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LRL에서 개발한 액티브워시 세탁기는 출시 9개월만에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지금까지의 삼성 세탁기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팔리기도 했다. LG전자는 'LGE 디자인(Design)' 연구소를 미국, 중국, 영국, 일본, 인도 등에서 운영 중이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전략은 이미 월풀(미국)과 밀레(독일), 다이슨(영국) 등 쟁쟁한 기업이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지 차별화 전략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역시 "프리미엄 생활가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연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마지막 삼성포럼인 중국포럼을 3월초에 진행할 예정이다. LG전자도 3월 중 유럽과 중남미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지난 18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삼성 중남미포럼'에서 관람객들이 '애드워시' 세탁기를 보고 있다.LG전자가 지난 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LG이노페스트'를 개최했다. LG전자 중동‧아프리카지역대표 차국환 부사장이 현지 주요 거래선들에게 'LG 시그니처'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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