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부순환로 사고가 시공사만의 탓? 서울시 관리감독 소홀 가능성은?
부실시공 결함확률 높지만, 서울시 부실점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br />
조사 중임에도 결함발생 경위 일단 시공사로 돌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26 07:50:08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2일부터 교통이 전면 통제된 서울시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에서 부실시공 결함이 발견된 가운데, 서울시의 관리감독 소홀 가능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도로 사고의 화살을 시공사로만 돌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고 있어 서울시의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내달 22일까지 정릉천고가도로의 양방향 7.4㎞ 구간을 일시적으로 통제하며, 운전자들이 인근 간선도로 등으로 우회해줄 것을 당부했다.
통제구간은 성산방향 '성동(내부순환로 성동분기점) → 종암(길음램프)' 구간과 성수방향 '종암(내부순환로 북부간선 분기점) → 성동(사근램프)' 구간이다.
시는 사고 당일 정릉천고가에 대한 시설현황과 결함발생 경위에 대해 밝히는 등 발 빠른 안전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특히 매일 안전대책 일일 추진상황을 보고하고, 오후 2시를 기해 내부순환로 통제에 따른 교통상황을 체크하는 모니터링 역할까지 나섰다.
내부순환로 정릉천고가 구간은 지난 1999년 3월 31일 준공됐고, 동부건설과 한진건설(현 한진중공업)이 총 2개 구간으로 나눠서 시공한 바 있다.
이 구간은 인장력(잡아당기는 힘)을 보강하기 위해, 대형 케이블 더미인 '텐던'을 콘크리트 박스로 짜서 만드는 'PSC 공법(Pre-stress Concrete: 콘크리트 상자형 공법)'이 적용됐다.
시는 지난 17일 정릉천고가의 해빙기 안전점검 중 내부순환로 성수방향 월곡램프에서 마장램프 중간지점의 교량 거더를 지지하는 텐던(15개의 강연선으로 이뤄진 다발) 총 20개(내부 8·외부 12) 중 1개가 끊긴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텐던 파단이 빗물 유입에 따른 부식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텐던을 둘러싼 부분이 외부에 닿지 않도록 시멘트 같은 충전재가 채워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부식이 진행됐다는 것이다.
1·2공구 모두 PSC 공법이 적용됐지만 세부 방식은 조금 다르다. 1공구는 텐던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매립구조로 구성돼있고, 한진중공업이 시공한 2공구는 20개 텐던 중 12개가 외부로 노출된 구조로 이뤄져있다.
한 건설업체 기술팀 관계자는 "사실 텐던의 수명 연한이 20~30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정릉천고가가 지어진지 17년밖에 안됐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부실시공의 가능성이 높긴 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하지만 텐던이 여러 개의 강연선 다발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텐덴이 하루아침에 파단 되기는 쉽지 않다. 더구나 빗물로 인한 부식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서울시의 안전점검의 소홀 문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불과 지난달 서울시설공단의 수시점검 때도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 안전점검이 제대로만 이뤄졌어도 충분히 사전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책임의 화살이 시공사로만 향해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22일 서울 정릉천고가교 폐쇄 이후 곧바로 서울시가 보도자료를 통해 시공사들을 직접 언급하면서, 이들 건설사는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게 됐다"며 "특히 시공구간이 아님에도 자료에 명시된 한 건설사는 서울시청에 이에 대한 수차례 해명자료 배포를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정릉천고가 사고에 대해 조사가 진행 중에 있어 부실시공 여부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태"라며 "다만 서울시가 시공사들과의 협의 없이 결함발생 경위에 대해 밝힌 점과, 시공사들의 참여 없이 조사를 진행 중에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정릉천고가 사고 경위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추후 결과가 나와야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고가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해 "시는 이 고가가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의 1종 시설물에 해당하는 만큼 꾸준한 정밀점검을 실시해왔다"며 "이번 텐던 파단도 해빙기 안전점검 중 발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2월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내부순환로 성동분기점에서 모범택시 운전자가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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