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금품수수' 민영진 前KT&G 사장…"억울하다"

변호인 측, 검찰 공소사실 전면 부인<br />
민영진 전 사장 "너무 억울하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25 13:26:27

△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민영진 전 사장

(서울=포커스뉴스) KT&G 임직원과 협력업체 간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민영진(57) 전 KT&G 사장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25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민 전 사장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인사청탁이나 사장 취임 축하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뇌물을 공여했다는 부분도 역시 부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계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그러나 이 역시 “2010년 10월 러시아 모스크바 소재 호텔 식당 만찬자리에서 중동 담배유통상인 라만 회장이 민 전 사장을 포함해 참석자 전원에게 준 시계였다”며 “100만~200만원 상당의 기념품 정도라고 생각했을 뿐이며 이마저도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또 KT&G 소유 공장부지 매각과 관련해 담당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KT&G 부동산사업단장을 지낸 인물의 진술만이 유일한 증거지만 이 역시 구체적이지 않고 객관적 정황과도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구속기소돼 푸른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민 전 사장은 당초 검찰조사에 출석할 당시보다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민 전 사장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끄럽게 살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해왔다”며 “너무나 억울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민 전 사장은 2009~2012년 협력업체와 회사 내부 관계자, 해외 담배유통상 등으로부터 총 1억79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검찰은민 전 사장이 생산·연구개발(R&D) 부문장으로 있던 2009년 10월 부하직원이던 이모(60)씨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현금 4000만원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또 2010년 2월 사장 취임 직후 협력업체로부터 납품사 지위를 유지해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챙긴 혐의다.

같은 해 10월에는 중동 담배유통상에게서 7900여만원 상당의 명품시계 2점을 챙긴 혐의도 사고 있다.

그밖에도 2012년 3월 민 전 사장이 자녀 결혼식 축의금 명목으로 협력업체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또 2010년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매각 과정에서 KT&G 임원들을 통해 청주시청 공무원에게 6억6000만원의 뒷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민 전 사장을 기소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약 5개월간 진행된 KT&G 비리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판에 넘겨진 KT&G 전·현직 임직원, 협력업체 대표 등은 18명에 달한다.

그러나 종료된 줄 알았던 KT&G 수사는 지난 16일 검찰이 광고기획사 J사 등 10곳을 압수수색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검찰은 광고기획사가 KT&G와 계약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관련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KT&G 본사 소속 마케팅 관련부서 김모 팀장의 사무실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검찰은 해당 마케팅 부서 김 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이 KT&G 마케팅 관련부서 팀장을 소환해 조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백복인 현 KT&G 사장 이름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김 팀장이 백 사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J사는 2011년 KT&G로부터 포괄적 개념의 마케팅 용역사업을 따냈다.

통합 광고솔루션부터 기획안 개발, 미디어 홍보, 소매 제품 디자인 등을 모두 J사에 맡기는 계약으로 연간 사업액은 수십억원대에 달한다.

이번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대상이 된 김 팀장은 당시 거래실무를 맡은 인물이다.

검찰은 J사가 해당 계약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 일부가 김 팀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김 팀장이 비자금을 조성할 당시 백 사장이 그의 상관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백 사장은 마케팅 부서 총괄 책임자인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 사장 연루설부터 최측근설이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앞서 민 전 사장 구속기소 당시 백 사장도 비리 의혹에 휘말렸지만 검찰이 관련 단서를 잡지 못하면서 소환 등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백 사장에 대한 소환계획 등을 묻는 질문에 “아직까지 백 사장에 대한 소환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KT&G 측도 백 사장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계약체결 당시 백 사장은 김 팀장의 직속상관이 아니었고 계약에 관여할 위치도 아니었다는게 KT&G 측 설명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백 사장이 아닌 민 전 사장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김 팀장이 계약을 맺었을 당시 민 전 사장이 사장으로 재직 중이었다”며 “민 전 사장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대가성 금품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민영진 전 KT&G 사장이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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