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속 필리버스터…영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
드라마 '어셈블리'에서도 화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24 15:11:28
△ smith_goes_to_washington17_스미스씨_워싱턴에_가다.jpg
(서울=포커스뉴스) 직권상정된 테러방지법의 발의를 저지하기 위한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filibuster·의사진행 방해)가 우리나라의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필리버스터는 흔히 의회 안에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뤄지는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의미한다. 은수미 의원은 24일 오전 2시 30분부터 낮 12시 48분까지 무려 10시간 18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필리버스터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 최초의 영화는 헐리우드의 흑백영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1939년作·연출 프랑크 카프라)이다.
미국 시골 마을의 보이스카우트 지도자에 불과했던 순박한 스미스씨는 부패한 거물 정치인들에 의해 일약 상원의원으로 발탁된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허수아비 상원의원이 필요했던 부패한 정치인들이 어리숙해 보이는 시골뜨기를 골라 세웠던 것.
순진한 스미스씨는 계곡 속에 소년 야영장을 만들기 위한 법안을 상정하지만 개인적 이익을 위해 댐 건설을 추진 중인 부패한 정치인들과 언론의 협잡에 의해 무고를 당한다.
스미스씨는 댐건설을 막기 위해 장장 23시간의 필리버스터를 감행한다. 스미스씨의 연설은 워싱턴 정가와 미국을 뒤흔들고 결국 댐건설 음모를 붕괴시킨다.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주인공 스미스씨의 국회 연설 장면이다.
그러나 영리한 프랭크 카프라 감독은 화려한 워싱턴에 처음 발을 디딘 시골뜨기 스미스씨의 독립기념관, 링컨 동상, 국회의사당, 국립묘지 관광 장면을 몽타주 기법으로 탁월하게 묘사해 영화의 앞부분에 배치한다.
관객들의 뇌리에 고스란히 각인된 스미스씨의 흥분과 열정은 그가 미국의 정의와 자유 그리고 진실 등 그들의 선조들이 지켜온 가치에 대한 연설과 오버랩 되면서 커다란 감동으로 승화된다.
영화 속의 스미스씨는 꿈과 정의를 이야기했지만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위한 연설의 내용은 철저히 의원 개인의 자유다.
이에 착안해 KBS2 드라마 '어셈블리'(2015년作·연출 황인혁 최윤석) 12화는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코믹하게 묘사했다.
배우 정재영은 부정부패 의혹을 받고 있는 국무총리의 인준을 저지하기 위해 쓰러지기 직전까지 대한민국 헌법을 읽거나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래를 부르거나 국민들이 보내준 격려 엽서를 읽는다.
그러나 이 장면이 코믹함으로 그치지 않는 것은 필리버스터가 주로 다수파의 독주를 막기 위한 소수파의 합법적인 수단으로 동원돼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국내 최장 기록은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안을 저지하기 위한 박한상 신민당 의원의 10시간 15분이었다.
워싱턴에 간 스미스씨의 경우와 달리 현실 정치 속의 필리버스터는 대부분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다. 박한상 의원도 그랬고, 미국 민주당 유력 대권후보 버니 샌더스의 그것 역시 실패한 필리버스터였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누군가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언젠가 큰 변화의 불씨로 부활하리라는 것을 1939년의 스미스씨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필리버스터가 주요 소재로 등장한 최초의 영화는 헐리우드의 흑백영화 '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1939년作·연출 프랑크 카프라)KBS2 드라마 '어셈블리'(2015년作·연출 황인혁 최윤석) 12화는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코믹하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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