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대리운전 진출…'골목상권 침해 vs 대리기사들 환영'

전국대리운전협의회 “대기업은 대기업다워야…골목상권 침탈 말라”<br />
카카오 측 “출시 전까지 협의할 것…대리운전 기사들은 환영 입장”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22 16:57:10

△ 카카오_비판.jpg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2014년 10월 1일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탄생한 ‘거대 공룡 IT기업’ 카카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카카오 드라이버’를 통해 올해 상반기 대리운전 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대리운전협의회는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카카오의 대리운전 업계 진출에 대해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골목상권을 침탈하는 것”이라며 저지에 나섰다.

◆ 전국대리운전협의회 “20년 동안 쌓아온 시장에 숟가락만 얻는 꼴”

전국대리운전협의회는 2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서 카카오의 대리운전 업계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1일 카카오가 1조8700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협의회 측은 이날 집회에서 “카카오가 20년 동안 대리운전 업계가 쌓아온 시장에 진출하고 우리에게는 어떤 것도 주지 않는다”며 “대기업이면 대기업답게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글로벌 기업이면 글로벌 기업답게 해외로 진출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대리운전 시장뿐만 아니라 퀵서비스 시장, 꽃배달 시장, 헤어샵 시장 등에도 카카오는 진출하려 한다”며 “자신들만 살고 영세업자는 죽이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영재 협의회 공동상임회장은 “대리운전 시장은 20년 동안 피와 땀으로 만든 일자리 시장”이라며 “카카오가 숟가락 하나를 들고 와 얻고 대리운전 업체를 죽이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범수 협의회 공동상임회장도 “중소상인과 대기업 사이에 경쟁이 공정한가 묻고 싶다”며 “대기업은 자본력과 시장지배력으로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도 참석했다.

변 대표는 “2005년부터 중소벤처·자영업 시장을 초토화시키는 거대 포털사이트와 싸우고 있다”며 “첨단 기술로 시장을 현대화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최근 카카오가 벌이는 무차별적인 골목상권 침탈은 기술혁신과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카카오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포기했다”며 “영세상인들이 개척한 시장을 오히려 빼앗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는 독특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아니다”며 “국내 메신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해서 그 힘으로 모든 사업 분야에 문어발식으로 확장해 시장 자체를 초토화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새누리당, 청와대, 더불어민주당 등 이들을 보호하고 있는 국가, 정치세력 등과 싸울 각오를 해야 한다”며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변 대표는 미국의 IT업체 ‘구글’의 사례를 들며 정부에 대한 비판도 가했다.

변 대표는 “구글이 날씨 정보 서비스를 추가하려는 것을 미국 정부가 2년동안 막았다”며 “미국 정부가 구글이 영세상권에 침탈하려는 것을 막아주고 있어 미국 IT기술이 세계적으로 발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채혜숙 대리운전 업체 대표는 “대리운전 업계에서 10년동안 일했다”며 “아이들 키우고 살기 위해 대출도 받고 투자도 받아 대리운전 업체를 시작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채 대표는 “카카오가 국민이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상권까지 침해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카카오 측 “대리운전 기사들은 환영하는 입장”

대리운전 업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올해 3월안에 대리운전 기사들을 위한 앱을 내놓고 6월까지는 고객 앱을 내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드라이버를 발표하면서 대리운전 기사들과 대화를 하고 상생을 위한 방법을 찾고 있다”며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 드라이버를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대리운전 업체와도 협의하고 있으며 업체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업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출시 전까지 업체 측과 스킨십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카카오 드라이버를 통해 그동안 대리기사들이 제기했던 처우문제 등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서는 골목상권의 개념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대리운전 시장에서 ‘약자’라면 대리운전 기사들인데 그동안 처우 등 대리운전 기사들의 고충이 개선되지 않았던 점도 있다”고 꼬집었다.

꽃배달 시장, 퀵서비스 시장, 손님과 헤어샵 매장을 연결해 주는 역할을 통한 헤어샵 시장 등 진출에 대한 일부 언론 보도와 협의회 측 비판에 대해서는 “꽃배달 시장과 퀵서비스 시장에는 진출할 계획이 없지만 헤어샵 시장에는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전국대리운전협의회는 2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서 카카오의 대리운전 업계 진출을 저지하기 위한 집회를 열었다. 2016.02.22 박요돈기자 smarf0417@focus.co.kr22일 오후 2시쯤 전국대리운전협의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로엔엔터테인먼트 본사 앞에서 카카오의 대리운전 업계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연 집회에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6.02.22 박요돈기자 smarf0417@foc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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