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뷰] '남과 여', 전도연-공유가 담아낸 화양연화

오는 2월 25일 개봉작 '남과 여', 전도연-공유 멜로 호흡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18 11:27:09

(서울=포커스뉴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의 무엇의 존재로 산다. 누군가의 아들 혹은 딸로 살다가 누군가의 남편 혹은 부인, 아빠 혹은 엄마가 된다. 결국 사람은 관계 속의 누군가이기 이전에 남자이고 여자다. 전도연과 공유는 '남과 여'에서 그 지점을 담았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상민(전도연 분)과 기홍(공유 분)은 처음 만난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아이를 캠프장에 보내고 돌아서는 길이었다. 이들의 아이가 한 차를 타게 된 것은 두 아이 모두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민은 불안하다. 제 아들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지 못할 거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핀란드인 선생님은 같이 가려는 상민을 막는다. 결국, 아이만 보내고 홀로 남은 상민은 같은 이유로 그 자리에 남아있는 기홍과 만난다.

두 사람은 함께 차를 타고 아이들의 캠프장이 있는 곳을 향한다. "우리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거예요?"라는 상민의 말로 시작된 여정이다. 도착한 장소에서 핀란드의 폭설은 두 사람을 고립시킨다. 의도치 않게 1박 2일의 여행이 되어버렸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통성명도 하지 않고 악수만 남긴 채 헤어진다.

그리고 8개월 후, 서울에서 두 사람은 재회한다. 핀란드의 기억을 꿈처럼 간직한 상민이었다. 하지만 눈 앞에 나타난 기홍은 그의 현실이 된다. 두 사람의 감정은 깊어지고, 처음 던진 상민의 질문은 방향을 잃어버린다. 어느 순간부터 가는 길이 맞고, 틀리고는 이들에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발 붙일 수 없는 두 사람의 감정은 "우린 만날 때마다, 어디 여행하는 것 같아요"라는 상민의 말로 표현된다.



영화 속 전도연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전도연은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 싶을 정도로 그렇다. 아마도 그 답은 사랑에 있을 거다. 전도연은 '남과 여' 언론시사회에서 "'남과 여'를 찍을 때는 생각을 덜어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끌림에 이끌려갔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감정의 연결보다 그 순간 느껴지는 것에 집중한 것 같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사랑에 빠진 여자가 아름답다'는 말을 스크린으로 옮겨온 듯하다.

공유의 변신도 놀랍다. 전도연도 "공유의 첫 멜로인만큼 좀 더 쉽고 가벼운 멜로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였다"고 할 정도로 큰 변화다. 공유는 속내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기홍 역을 맡아 남자의 향기를 진하게 풍긴다.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년)에서 "네가 남자든, 외계인이든, 이제 상관 안 해"라고 외치며 여심을 설레게 했던 그가 "우린 아무것도 아니에요?"라며 다시금 여성의 판타지를 만들어낸다.

감정을 화면만큼 진하게 전달하는 것은 소리다. 바람에 높은 침엽수림이 흔들리는 소리, 기홍을 향해가는 상민의 구두 소리,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소리, 두 사람의 숨소리. 영화 속에 담기는 소리는 섬세하게 상민과 기홍의 감정을 증폭시킨다.

배경이 된 핀란드는 발 붙이지 못하고 여행을 하는 듯한 두 사람의 사랑을 꿈처럼 담는다. 이윤기 감독의 의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 감독은 "다들 핀란드를 알고는 있다. 하지만 굉장히 멀게 생각한다. 실은 유럽에서 가까운 나라다. 대중이 가진 춥고 건조하다는 선입견처럼 두 캐릭터가 가장 낯선 땅에서 감정이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나라를 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핀란드를 찾게 됐다"고 밝혔다.



이윤기 감독은 '여자, 정혜'(2005년), '러브 토크'(2005년), '멋진 하루'(2008년) 등의 작품을 연출한 바 있다. 전작을 통해 '멜로라면 이럴 거다'는 선입견을 깬 감독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에서 사랑은 건조한 일상을 살아가게 하는 힘으로 담긴다. '남과 여'에서도 다르지 않다.

극 중 상민의 브랜드 이름은 'SURREAL BUT NICE'(초현실적이지만 좋은)'다. 아마도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감독의 의도가 표현된 말 같다. '남과 여'의 메가폰을 잡은 이윤기 감독은 "'남과 여'는 아주 직설적인 사랑 그 자체의 감정 속에서 두 주인공이 어떻게 그들의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가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작품을 표현했다.

두 사람의 여행에서 기홍은 상민에게 "돌아가지 말까요?"라고 말한다. 상민은 기홍에게 "우리 정말 큰 일이다"라고 답한다. 꿈속에 있는 것 같은 두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공유한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그 말 그대로 '화양연화'다.

'남과 여'는 예상한 대로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다. 아마도 가장 많은 이가 질문할 것은 '야한가, 아닌가'의 여부일 것이다. 노출 장면은 외설적이지 않다. 그보다 아름답게 담겼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들의 눈빛이 마주치고, 손길이 닿고, 입술이 닿는 순간은 전도연과 공유가 아닌 '남과 여' 그 자체로 아름답다. 상영시간 115분.

◆ 한줄평
▲맹한 봄바람이 여성의 심장속으로 파고들게 한다. (정병철 부장)
▲ 어른이 아닌 남자와 여자에게, 사랑은 영원히 판타지. (조명현 기자)
▲ 모든 걸 벗어던지고 남자와 여자로 부딪히는 한순간. (조성은 인턴기자)전도연과 공유가 영화 '남과 여'에서 멜로 호흡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화 '남과 여' 메인포스터. '남과 여'에서 전도연은 상민 역을, 공유는 기홍 역을 맡아 사랑에 빠진 감정을 열연한다. 사진은 영화 '남과 여' 스틸컷. 영화 '남과 여' 속에서 전도연은 의류 브랜드 사장인 상민 역을 공유는 건축가 기홍 역을 맡았다. 사진은 '남과 여' 스틸컷. 전도연과 공유가 영화 '남과 여'에서 멜로 호흡을 선보인다. 사진은 영화 '남과 여' 캐릭터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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