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요정'이 아닌, '대배우' 오달수를 만날 시간

오달수 주연작 '대배우', 오는 3월 개봉 예정<br />
석민우 감독 "극 중 국민배우 설강식, 설경구-송강호-최민식 이름 한 글자씩 차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17 14:00:06

(서울=포커스뉴스) 오달수는 2002년 영화 '해적 디스코왕 되다'로 데뷔했다. 그리고 14년이 흐른 지금 그는 1억 관객을 동원한 최초의 배우가 됐다. 지난 2015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 '국제시장', '베테랑', '암살'에서 대중에게 인상 깊은 연기로 각인됐다. 그런 그에게 대중은 '천만 요정'이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이제 '요정'이 아닌 '대배우' 오달수를 만날 시간이다.

'대배우'는 20년 차 무명배우 장성필(오달수 분)이 깐느 박(이경영 분)의 작품에 합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웃음과 감동으로 담은 작품이다. 이경영은 "'대배우'라는 제목을 '오달수'라고 해도 되지 않겠냐고 감독에게 제안한 적이 있었다. 요정계에 사는 오달수가 지친 현대인에게 웃음과 감동을 전할 영화"라고 설명했다. 17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대배우' 언론시사회에서다.

오달수가 홀로 작품을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부담감이 없지 않다. 제작보고회를 앞두고 오달수는 잠을 제대로 이룰 수도 없었다. 충혈된 눈의 오달수는 '대배우' 제작보고회에서 "천만 요정이라고 생각하면 부담스럽다. 그런데 저는 사람이니까. '대배우'에 든 관객 수만큼의 요정이라고 할 생각이다"고 긴장감을 숨기지 못했다.

오달수를 '대배우' 자리에 앉힌 것은 메가폰을 잡은 석민우 감독의 생각이었다. 박찬욱 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조감독으로 '올드보이'(2003년), '박쥐'(2009년) 등의 작품에 참여했다. 오달수에게 출연을 부탁한 것은 '박쥐' 때였다. 시나리오도 나오기 전이었다.

오달수는 "석민우 감독이 '박쥐'때, 자기가 시나리오를 하나 쓰면 형님에게 먼저 제안할 테니 꼭 해달라고 하더라. 언제가 될지 모르니까 알겠다고 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석민우 감독은 "오달수와 처음 만난 건 '올드보이' 때였다.

박찬욱 감독님 영화에 계속 나오셔서 2년에 한 번꼴로 만나 뵈며 친해졌다. 개인적으로 오달수가 영화에 짧게 나오신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달수가 나오는 영화를 하고 싶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대배우' 속 캐릭터 장성필은 오달수와 다르지 않다. 그래서 오달수는 더욱 공감했다. 장성필은 20년간 대학로 연극 무대에 서며 영화 오디션은 일부러(?) 보러 다니지 않은 인물이다. 오달수도 긴 시간 연극 무대에 있었다. 그는 "지금도 연극을 하고 있지만 '대배우'를 하며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났다. 가난하게 연극을 했지만, 어디서 그렇게 소주 값은 나오는지. 매일 공연 끝나고 다 같이 마시던 술맛이 생각나더라"고 말했다.

오달수는 배우로서 공감했다. 하지만 대중은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 쉽게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대배우' 속에는 친숙한 영화인, 추측 가능한(?) 배우, 그리고 관객이 사랑했던 작품이 등장한다.



이경영이 맡은 깐느 박은 박찬욱 감독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이경영은 실제로 박찬욱 감독과 비슷한 체구로 촬영 현장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했다. 오달수 역시 '감독님, 감독님'이라고 이경영을 불렀다. 영화의 1차 편집본을 본 박찬욱 감독도 놀랐다. 이경영은 "박찬욱 감독이 류승완 감독에게 '기분 이상하더라!?'라고 했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윤제문이 맡은 국민배우 설강식 역은 국민배우라고 불리는 배우의 이름을 한 글자씩 차용했다. 설경구, 송강호, 최민식의 이름이다. 그래서 윤제문은 설강식이 되어 이들을 연상케 하는 작품 속에서 활약한다. '박쥐'의 장면을 보여줄 '악마의 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일컫는 '놈놈놈'에서다.

석민우 감독은 관객이 설강식(윤제문 분)을 더욱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게 하려고 한국영화를 차용했다. 그리고 석 감독은 "'박쥐'에서 박찬욱 감독의 조감독이던 때, 감독님의 뜻으로 아직 빛을 못 본 원석 같은 배우를 발굴하기 위해 대학로를 찾아다니며 30, 40대 배우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배역을 간절하게 원하는 한 배우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전화통화였지만 바로 앞에서 말하는 것 같았다. 시나리오를 쓸 때, 불현듯 그 분이 떠올랐다"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대배우'의 예고편은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밝은 분위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 단 하나의 꿈을 20년간 꾸어온 삶의 깊이는 진하다. 이를 보여줄 이가 오달수이기에 더욱 기대감이 높다. 오는 3월 개봉 예정이다.오달수가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대배우'가 오는 3월 개봉한다. 사진은 '대배우' 모션포스터 캡처. 오달수, 이경영, 윤제문(좌측부터)이 영화 '대배우'에서 각각 장성필, 깐느 박, 설강식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진은 '대배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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