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들리는 이슬람국가(IS), 전사(戰士) 봉급과 수당 대폭 삭감
넉넉한 봉급과 신혼·출산 수당 지급은 옛말<br />
공짜 에너지음료와 초콜릿조차 못 줄 형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17 13:32:35
(서울=포커스뉴스)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이슬람 수니파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가 전사(戰士)의 봉급을 깎고 점령지 락까 주민들에게 공과금을 미국 달러로 내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1인당 500달러씩 몸값을 받고 억류자를 석방하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하고 있다.
한때 자체 화폐를 찍겠다고 허풍을 떨기도 했던 이 테러 집단은 이제 연합군의 폭격, 그리고 지난 가을 이래 그들의 재정에 수백 만 달러의 균열을 가져온 여타 조처들 때문에 비용 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한참 잘나갔을 때 후한 봉급과 신혼·출산 수당까지 주어가며 전사들의 충성을 독려했던 IS는 이제 에너지 음료와 스니커즈 초콜릿 바조차 공짜로 제공할 수 없을 정도로 살림이 쪼그라들었다고 AP는 전한다.
IS 손아귀에서 벗어난 사람들과 IS 점령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서는 생필품이 급속히 줄어들어 물자 부족과 인플레로 이어지고 있다.
IS의 시리아 내 본거지인 락까에서는 전사들의 월급이 12월 이래 반 토막 났으며 전력은 배급제가 됐고 생필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락까에 살다 현재 터키의 가지안텝에 거주하는 한 활동가는 “전사들뿐만 아니라 법원에서 학교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의 봉급이 50% 깎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비용을 아껴서 마련한 돈도 연합군의 공습으로 잃어버린 무기를 보충하거나 전사들 봉급을 줄 재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두 가지 비목(費目)이 IS 예산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아부 아마드라는 가명을 사용한 활동가에 따르면 지난 2주 안에 IS는 세금, 수도료, 전력료를 달러로만 받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달러로 지불된다”고 그는 말했다.
알 타미미라는 또 다른 가명의 활동가는 락까에서 전사들의 봉급 삭감을 알리는 지령을 입수했다. 여기에는 “IS가 직면하고 있는 예외적인 상황 때문에 모든 전사에게 지급되는 봉급을 절반으로 삭감키로 결정되었다. 이 결정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없다”라고 적혀 있다.
IS가 말하는 ‘예외적인 상황’에는 △한때 IS의 핵심적인 수입원이었던 석유의 시세 폭락 △IS 현금 보관소와 석유 시설을 노린 폭격 △IS 보급선 차단 △IS 점령지 공무원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급료 지급 중단 결정 등이 포함된다.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의 알레포 지역에 대한 공세 또한 IS를 압박하고 있다. 정부군이 알레포 일대를 압박해 들어오자 IS 전사들은 가족을 대거 락까로 대피시키고 있다.
락까에 살다 처자를 그곳에 남겨두고 지금은 베이루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해외 시리아인들이 폭등하는 채소와 설탕 값에 보태라며 락까에 달러화 송금을 보내오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가지안텝에 사는 또 다른 락까 주민은 락까에서 가스가 25%, 육류가 근 70%, 설탕은 2배로 각각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1년 사이 IS가 서서히 퇴조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정부는 지난 9월 IS 통제 하의 공무원들에 대한 급료 지급을 중단했다. 이라크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IS는 점령지 이라크 공무원들의 봉급에 20~50%의 소득세를 부과해 왔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정부의 급료 지급 정지에 따라 IS가 매월 최소한 1000만 달러의 세금 수입을 잃은 것으로 추산한다. 이 부문의 금전적 손실에다 IS 현금 보관소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합쳐져 IS는 상당한 부(富)를 상실했으리라는 것이 미국 관리들의 추정이다.
이라크 도시 팔루자에서 한때 월 400달러의 봉급을 받았던 전사들은 현재 급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식량배급은 하루 두 끼로 줄어들었다고 한 주민은 말했다. 이곳에서 IS는 팔루자 주민들에게서 1명당 5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억류자를 풀어주고 있다.
이처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연합군에 밀리자 IS는 이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뉴욕의 보안컨설팅업체인 수판 그룹(Soufan Group)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국정 혼란과 풍부한 원유 매장,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광활한 내륙, 그리고 무엇보다 연합군의 공습이 없다는 점 등으로 말미암아 리비아가 IS의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터키-시리아 국경지역의 시리아령 코바니의 이슬람국가(IS) 거점에 미군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공습을 가하고 있다.(Photo by Gokhan Sahin/Getty Images)2016.02.17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알레포 구시가지.(Photo by Frances M. Ginter/Getty Images)2016.02.07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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