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스칼리아 대법관 후임 지명 봉쇄에 나서
백악관, “상원 개의 기다려 후임자 지명할 것”<br />
공화당, “대통령 선거 해에 후임 지명 안 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15 09:29:40
(서울=포커스뉴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하 같음) 갑작스레 별세한 보수성향의 안토닌 스칼리아 미국 연방 대법관(사진)의 후임을 조만간 지명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 공화당 의원들과 대선 주자들이 14일 행동에 나섰다.
미국의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으로 미국인들 사이에서 견해가 엇갈리는 중요 사안에 대해 결정적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후임 대법관은 스칼리아의 별세로 보수 대 진보가 4대 4로 동수를 이룬 연방 대법원의 법관 구성 균형을 어느 한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법관 공석은 즉각 미국 대선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주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NBC 방송의 ‘언론과의 만남’ 프로에 출연해 “2016년 대통령 선거를 대법원에 대한 국민투표로 몰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9명이 정원인 대법원은 올해 투표권, 차별철폐조처, 이민과 함께 근 10년 만에 낙태 사건에 대한 최초의 주요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다.
스칼리아 대법관(79)은 13일 서부 텍사스의 휴양지에서 별세했다. 사인에 대한 정밀조사 결과는 여러 날이 지나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민주당 소속인 오바마 대통령은 공석을 메울 후임자를 지명하겠지만 상원이 개의할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백악관이 14일 밝혔다. 상원은 오는 22일 개의한다.
에릭 슐츠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우리는 미국헌법에 명시된 그들의 책무에 따라 상원이 그 지명을 검토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후임자 지명과 관련한 더 상세한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대통령의 후임 대법관 지명은 공화당이 통제하는 상원과의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대법관 임명은 반드시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스칼리아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공화당은 내년 1월 오바마 대통령의 후임자가 취임할 때까지 대법관 공석과 관련한 행동을 취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해리 리드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부작위(不作爲)는 상원의 헌법상 책무에 대한 “부끄러운 포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모두 역사가 자기들 편이라고 말했다. 리드는 대법관 자리를 1년 간 비워두는 것은 유례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에 들어 아베 포르타스가 1969년 5월 사임한 후 대법관 자리가 363일 동안 공석으로 남겨졌던 것이 최장 기록이다.
공화당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어떤 대법관도 지명된 적이 없는 80년간의 역사를 들먹였다. 실제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처음 지명한 보수주의자 로버트 보르크가 상원에서 거부된 사건 이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1988년 상원에서 인준을 받았다.
대법관 지명은 드물기 때문에 공화·민주 어느 쪽에서도 선례로서 참고할 만한 자료를 많이 갖고 있지 않다. 근년 들어 대법관 지명 절차가 부쩍 정치화되었기 때문에 역사 또한 믿을 만한 지침이 되지 못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두 대법관을 지명하고 이들을 임명할 때까지 각각 30일을 소요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로서 온건주의자로 분류되는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싸움이 국론 분열을 부를 것이기 때문에 상원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식은 ABC 방송의 “이번 주” 프로에 출연해 “매사가 얼마나 양극화되어 있느냐”며 “내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더 많은 싸움과 더 많은 비난”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 패트릭 리는, 미룸은 유권자들이 상원의석의 3분의 1을 결정하는 11월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NN의 ‘연방의 상태’ 프로에 출연해 “공화당 지도부가 청문회를 여는 것조차 거부한다면 그것은 그들이 상원에 대한 통제력을 잃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미국인들이 그것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주자 버니 샌더스는 헌법이 명백하다면서 “대통령이 지명하고 상원이 인준한다. 거기에 따르면 된다”고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말했다.
대법관 지명을 주도할 상원 법사위 소속인 크루즈는 스칼리아의 별세로 생긴 공석은 대선을 더더욱 중요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스칼리아 대법관의 별세를 보도한 신문. (Photo by Drew Angerer/Getty Images)2016.02.1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워싱턴 D.C.의 연방 대법원 건물.(Photo by Drew Angerer/Getty Images)2016.02.1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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