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탄 얼굴만큼 자신감넘친 이대호 "마이너계약이라 오히려 부담없이 홀가분"
이대호, 5일 인천공항 통해 귀국…가장 낮은 곳에 있는 상황,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잘할 것
전형득 기자
CTA0104@naver.com | 2016-02-05 08:10:43
[부자동네타임즈 전형득 기자]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로 꼽혔던 이대호는 미국에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나이가 많고, 몸이 둔하고, 발이 느리고,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등의 소리를 들으며 자존심이 상했다.
묵묵히 운동에 전념했다. 미국 롯데 전지훈련을 함께하며 몸 만들기에 열중했다.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토브리그가 점점 닫혀갈 즈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협상이 진행됐고, 아쉽지만 스플릿계약(마이너계약과 메이저계약을 별도로 따로 맺는 것)을 하며 시애틀 스프링캠프에 초청됐다.
이제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시애틀 구단에 눈도장을 받고 개막 25인 로스트에 합류해야 그렇게 원하던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 메이저계약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 이대호 측에 따르면 1년 최대 400만달러(약 47억9000만원·인센티브 포함)를 받을 수 있다. 반면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면 마이너계약에 통해 마이너리그에서 뛰거나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자격을 얻거나 계약에 따라 이대호의 신분이 결정된다.
앞으로 꿈을 위한 경쟁을 앞두고 있어서 인지 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대호의 표정을 그리 썩 밝지 않았다. 훈련에 매진해 얼굴은 검게 타 있었고, 체중도 한껏 줄어보였다. 이대호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대호는 굳은 표정에서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보였다. 이대호는 "다시 내려와 더 홀가분하다"고 했다. 기대를 한껏 받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게 아니라 숱한 경쟁을 먼저 치러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다. 그는 "위에 있으면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면 올라갈 수 있어 더 좋은 것같다. 부담은 없다"고 밝은 목소리로 힘있게 이야기했다.
그 말대로 이대호는 이제 열심히, 아니 잘해야 한다. 그래야 메이저리그 계약이 효력을 발휘하며 그의 꿈인 메이저리그 입성을 이룰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은 이대호에게 도전 의욕을 한껏 불태우게 한다. 이대호는 "못하면 마이너 계약이고, 개막 로스터에 들면 메이저 계약이다. 안 좋게 보시는 데 잘하면 된다. 경쟁에서 좋은 모습 보이면 된다. 좋은 선수가 많고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에 아쉬움이 전혀 없지는 않다. 이대호는 미국에서 오래 야구할 기회를 바랐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한 다년계약에 메이저계약, 충분함 몸값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지나간 일이다. 이대호는 "다년 계약을 원하긴 했다. 하지만 1년 동안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계약 때 마이너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았다. (시애틀에) 지명타자는 좋은 선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1루수 경쟁을 해야 한다고 했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데 날렵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미 시선은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돼 개막전에서 뛰는 데 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대호가 합류한 시애틀은 2016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와 만난다. 이대호는 "개막전에 (추)신수가 있는 팀하고 한다고 들었다. 로스터에 들어 밥 먹으며 많은 조언을 얻어야 할 것같다. 어릴 때 신수 때문에 야구를 시작했다. 신수는 최고 위치에 있는 선수고, 나는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선수다. 따라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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