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 박병호-김현수보다 못한 마이너계약 이유는
이대호, 시애틀과 마이너 계약…한국과 일본 정상급 타자지만 메이저리그 냉혹한 시선에 계약 조건 좋지 않아<br />
야구선수로는 많은 나이,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기량, 장타력 의구심, 느린 주력 등 약점 부각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04 07:27:37
△ 윈터미팅 마친 이대호,
(서울=포커스뉴스) 이대호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대호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리그 정상급 타자였다. 그런 이대호에게도 메이저리그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애틀은 4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대호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한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치를 인정받은 이대호이기에 마이너 계약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지난 시즌 뒤 한국프로야구에서 미국프로야구로 직행한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보다도 못한 대우다. 박병호는 4+1년 최대 1800만달러(약 219억원)에, 김현수는 2년 총액 700만달러(약 85억2000만원)에 각각 계약했다.
이대호가 박병호와 김현수보다 현저히 좋지 않은 계약을 체결한 데에는 메이저리그의 냉혹한 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나이다. 이대호는 1982년생으로 만 서른네살이다. 야구선수로 적은 나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은 이대호에게 다년계약은 부담이 크다.
또 이대호가 한국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야구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메이저리그 입장에서는 아직 검증이 필요한 선수다. 지난 시즌 강정호(피츠버그)의 활약으로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달라졌을 뿐이다. 일본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실패를 거듭하는 등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중남미 야구에 비해 못한 게 현실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계약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눈에 띄는 장점이 없다는 것을 꼽곤 했다. 둔해 보이는 몸과 느린 주력, 적은 홈런수 등을 약점으로 본 것이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려면 지명타자나 1루수 뿐인데 그 포지션은 장타력, 특히 홈런이 많이 요구되는 자리다. 이대호가 한국과 일본에서 시즌 30홈런은 때려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은 장담할 수 없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대호와 달리 박병호가 주목받는 것은 한국프로야구에서 2시즌 동안 105홈런을 때려낸 것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볼 때 박병호에게는 파워와 장타라는 확실한 장점이 있다.
이대호의 선택은 돈이 아닌 꿈을 위한 도전이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까지 뛰던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의 끈질긴 구애에도 메이저리그행을 계속 추진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장기계약 제안을 고려하고 있었다. 3년 18억엔(약 182억6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조건도 나왔다. 하지만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꿈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대호가 거액 제안을 사양하고 시애틀과 계약에 나선 배경이다.
이대호는 미국 출국 당시 몸값을 낮추더라도 경기에 나설 수 있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냉정한 벽에 막혀 출장이 보장되지 않은 마이너 계약을 맺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꿈을 향해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이대호도 몬티스 스포츠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회에 무엇보다 기쁘며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 팀에서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대호가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이겨내고 시애틀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된다면 올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선수는 추신수(텍사스) 류현진(LA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박병호(미네소타)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최지만(LA에인절스) 등 8명으로 늘어난다. 또 개막전 추신수가 뛰고 있는 텍사스와 만난다. 시애틀과 텍사스는 오는 4월5일 텍사스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2016시즌 개막 3연전을 치른다.(인천=포커스뉴스)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참석을 마치고 1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15.12.13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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