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경기 의왕·과천(1)

'진박' 앞세워 '보수 텃밭' 되찾기 나선 새누리<br />
현역 송호창 의원 모순 극복, 롱런 갈림길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04 06:00:20

(서울=포커스뉴스) 새누리당이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을 내세워 '보수 텃밭'으로 여겨졌던 경기도 의왕·과천 탈환에 나섰다.

반면 지난 19대 총선에서 '안철수 바람'을 타고 의왕·과천 입성에 성공한 송호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선에 성공해 롱런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생각이다.

◆'공수전환'송호창 의원

송호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겐 이번 총선이 롱런의 기로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수입 반대집회 당시 '촛불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송 의원은 2011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이듬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안철수 의원의 대선캠프 선대본부장을 맡았다. 이후 그는 줄곧 안 의원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당연히 국민의당에 갔어야 하지만, 그는 여전히 더민주에 남아 있다. 안 의원의 최측근이 국민의당에 가지 않고 더민주 소속으로 이번 총선에 나서는 '모순'이 발생한 이유는 단 하나, '재선'이다. 하지만 안 의원은 '더민주와 절대 연대 안한다'는 입장. 송 의원을 위해 이 지역 공천을 안하면서 이런 원칙을 깰지 여부에 따라 송 의원의 재선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모순'은 또 있다. 줄기차게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반대 입장에 서온 송 의원의 부인이 바로 현 정부 노동정책의 핵심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 소속 '창조행정담당관'은 박 정부 경제정책의 화두인 창조경제 중 노동파트에 해당하는데, 송 의원의 부인인 송민선 과장이 맡고 있다.

송 의원이 박근혜 정권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을 때, 그 부인은 창조경제 노동정책에 힘쓰고 있다. 송 과장은 최근 청와대 브리핑에서 대통령에게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과정에서 송 의원의 부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한편 송 의원은 공약으로 과천에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과천-양재(위례)선 유치를, 의왕에 복선전철 완공과 교육인프라 확대를 내세웠다.

그는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과천에서 아이들을 키웠고 의왕에서 살고 있다"며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알고 국가 전체의 비전과 연계해 지역비전을 구체화시켰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으로 부산동고등학교와 인하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송호창 의원은 참여연대에서 경제개혁센터 부소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사무차장을 지냈다.

◆최형두 예비후보 "내가 진짜 진박"

최형두 예비후보는 언론계에서 22년 동안 기자와 논설위원으로 일한 뒤 2012년 국무총리실 대변인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박근혜 정부 1기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국회 대변인을 거치면서 전현직 정부 각료, 국회 고위 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다.

최 예비후보는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밤낮 없이 함께 뛴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의 수석, 비서관들, 그리고 정부 부처의 장·차관들과의 굳건한 신뢰. 이것이 의왕·과천의 일꾼이 되려는 최형두의 든든한 자산"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진박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정부청사의 세종시 이전으로 새로운 발전동력 마련이 시급한 과천에 '미디어·통신 밸리'를, 물류 이외엔 마땅한 산업이 없는 의왕에는 '바이오헬스 밸리'를 조성하고 의왕역에 KTX를 유치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최 예비후보는 이를 위해 국회에 입성할 경우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고자 한다.

그는 "KTX를 의왕역에서 출발하도록 하고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지역의 개발 등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토위에서의 업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업들이 대부분인 만큼 전반기에 국토위로 들어가 시민들께 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고성 출신의 최 예비후보는 마산고등학교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박요찬 예비후보, '친이'에서 '신박'으로

지난 총선에서 송호창 의원에 패한 박요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지역 당협위원장을 지내며 지난 4년 동안 지역구를 다져왔다.

박 예비후보는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 비상임 심판관과 KB국민은행·현대증권 사외이사, 7·30 재보궐선거 중앙당 공직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또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후보 당내 경선 캠프에서 정책자문위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인 뒤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원내대표 시절 비서실장까지 지냈다.

그는 이력이 알 수 있듯 '친이'로 시작해 '신박' 대열에 합류했다.

전남 여수 출신인 박요찬 예비후보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현직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로 활동하고 있다.

◆과천시장 3선 여인국 '지역일꾼' 강조

여인국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행정고시(24회)로 공직에 입문해 교통부 국제협력과장과 건설교통부 수도권계획 과장, 경기도 건설도시정책 국장과 환경국장, 용인부시장을 지냈다.

현 창원시장인 안상수 전 의원에게 발탁돼 민선3~5기 과천시장을 지내, 공직사회에 대한 이해와 지역 사정에 밝다.


여 예비후보는 스스로도 자신의 강점을 오랜 공직생활에서 오는 '경험'으로 꼽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중앙부처와 경기도청에서의 공직생활, 일선에서 시민과 함께한 3선 과천시장을 한 경험은 다른 후보에 비교해 강점"이라며 "의왕과 과천은 반드시 행정 경험이 풍부한 행정전문가, 도시계획전문가의 치밀한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접목하고 성과를 거둘 후보는 경험을 갖춘 여인국뿐"이라고 말했다.

여 후보는 한나라당 시절 의왕·과천 지구당위원장을 12년 동안 지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뚜렷한 계파가 없는 '비박'으로 분류된다.

그는 같은 당 다른 예비후보들과 달리 '지역일꾼론'을 강조한다.

여 예비후보는 "말로 하는 정치가 아닌 행동하는 정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하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출신의 여인국 예비후보는 경복고등학교와 한국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 도시계획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의왕·과천은 보수 텃밭? 글세…

의왕·과천 지역구는 안상수 창원시장이 신한국당 시절부터 내리 4선을 지냈을 정도로 여당세가 강하다고 인식돼 왔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사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천은 강남권과 인접한 지리적 특성과 정부과천종합청사 공무원들의 투표 성향,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인구분포 등으로 실제로 보수색이 짙은 지역으로 지난해 말 기준 5만7000여명이 살고 있다.

반면 중산층 유권자가 많은 의왕은 야권 지지세가 강하며 과천의 2배가 넘는 12만 7000여명이 산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 과천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2만2507표(50.36%)를, 의왕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4만8412표(51.32%)를 투표했다.

지난 6대 지방선거에서도 과천 유권자들은 남경필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게 각 1만8442표(50.69%)와 1만7936표(49.30%)를, 의왕 유권자들은 각 3만6356표(48.91%), 3만7967표(51.08%)를 투표했다.

이 같은 투표 성향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후보를 60.40%(4만2580표)라는 높은 득표율로 당선시켜 줬다.

하지만 19대 들어 상황이 뒤바뀌었다. 송호창 민주통합당 후보가 5만7120표(55.09%)를 얻어 4만6550표(44.90%)를 얻은 박요찬 새누리당 후보를 1만표 이상 차이로 크게 앞서며 당선된 것이다.

당시 송 의원은 과천에서도 51.90%(1만8225표)를 득표해 박요찬 후보를 앞선 것이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일부 지역 전문가들은 정부부처가 대거 세종시로 옮겨가면서 과천의 인구구성이 크게 뒤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소속으로 과천시장에 출마한 서형원 후보가 19.25%(7121표)를 득표한 것도 이에 대한 방증이다.

결국 의왕·과천지역 총선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야권 분열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 전문가는 "현재까지 의왕·과천에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나 정의당의 움직임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의왕·과천 총선의 열쇠는 야권 분열 여부"라고 말했다.경기 의왕·과천 선거구에 출마가 예상되거나 예비후보로 등록한 송호창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 최형두 새누리당 예비후보, 박요찬 새누리당 예비후보, 여인국 새누리당 예비후보다. 2016.02.04송호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왕시의 한 길가에서 지역 주민과 이야기하고 있다.2016.02.04 지난달 29일 최형두(왼쪽)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선거캠프를 찾아 최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6.02.04여인국 예비후보가 과천시의 한 공원에서 유권자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2016.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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