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EU 탈퇴 협박하는 영국 달래려 당근 내밀어

“이민자 너무 많으면 이민자 복지 제한 가능” 제안<br />
영국, 이르면 올 여름 EU 잔류 여부 묻는 국민투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03 13:25:34

(서울=포커스뉴스)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며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퇴장)’를 협박해 온 영국을 달래기 위해 EU가 ”이민 노동자가 ‘예외적인 정도로’ 많이 유입되면 회원 각국은 그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한 EU 법률 개정안을 영국에 당근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영국이 그간 EU에 요구해온 조건을 놓고 EU가 영국과 재협상할 내용을 담은 제안의 초안을 2일 공개했다. 이 제안은 이달 중순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제안은 구속력이 없지만 EU와 영국 간의 새 협상 조건이 처음 제시됐다는 의미가 있다. 영국은 이번에 EU가 제안해 온 새 조건을 검토한 뒤 EU에 잔류할지 말지를 놓고 이르면 올 여름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투스크 의장이 내놓은 제안은 △영국 같은 비(非)유로존 국가의 경제운용과 관련한 권리를 존중한다 △유럽 내 상업 활동을 더 쉽게 만들기 위해 EU 규정의 번잡함을 완화한다 △EU 입법과정에서 회원 각국 의회에 이전보다 권한을 더 많이 부여한다 △회원 각국에 사회 복지 및 인력 이동과 관련하여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한다가 핵심이다.

이 가운데 네 번째 항목이 영국 입장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투스크 의장은 이 대목을 가장 상세히 기술했다. 의장의 제안에 따르면 EU는 이민자가 자녀를 고국에 남겨두고 EU 회원국에 건너온 경우 회원국은 그 이민자 고국의 생활수준에 맞춰 이민자에게 자녀수당을 줄 수 있도록 EU 법률을 바꿔 허용할 계획이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이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건너가 취업한 다음 고국의 가족에게 돈을 송금하면, 그의 자녀는 여전히 자녀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수당 액수는 영국보다 낮은 폴란드의 생활수준에 연동시킨다는 것이다.

네 번째 항목과 관련해 두 번째로 제시된 법률 개정안은 영국 언론이 ‘긴급 제동장치’라고 부르는 것으로서, “예외적인 정도의” 노동자 유입이 있는 회원국이 해당 노동자들에게 4년간 특정한 복지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도록 “보호장치”를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복지 제한이 얼마나 광범한지는 명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 제한이 “최초의 완전한 배제”로부터 “졸업되어야”한다고 근본취지가 기술돼 돼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일부 복지항목은 4년보다 일찍 부활되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 개정안은 카메론 총리를 위한 맞춤식 양보로 해석되지만 실제 효과가 뚜렷하지 않아 공허하기 그지없다고 영국 언론은 지적한다. 예컨대 이 제안은 무엇이 “예외적인 정도”에 해당하는지,입국하는 이민자를 수용한 회원국이 몇 년 동안 이러한 복지를 제한할 수 있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현 단계에서 양측은 이번 타협안에 대해 그런대로 흡족해한다. 투스크 의장은 이 제안에 첨부한 서한에서 “내가 보기에 그것은 카메론 총리가 제기한 모든 우려를 다룸에 있어 진정 멀리 나갔다”면서 “하지만 내가 넘지 않은 선(線)은 유럽 프로젝트(EU)가 설립 기반으로 삼는 원칙들이었다”고 말했다.

투스크 의장 제안의 공개를 맞아 카메론 총리는 “가끔 사람들이 내게 만약 당신이 EU에 속해 있지 않다면 EU에 가입하기로 선택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오늘 나는 매우 명확한 대답을 해 줄 수 있다. 영국의 회원자격을 위해 이런 조건을 내가 확보할 수 있다면 나로서는 확실히 EU 회원국이 되기로 선택하겠다. 왜냐하면 그것은 좋은 조건이며 다른 나라들이 가진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는 반응을 보였다.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에서 개회중인 유럽의회.(Photo by Mark Renders/Getty Images)2016.02.03 ⓒ게티이미지/멀티비츠 회담하는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왼쪽)과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Photo by Toby Melville - WPA Pool/Getty Images)2016.02.03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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