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윤태호 작가는 왜 일주일에 네번만 잘까?
만화·게임·음악·뮤지컬 콜라보레이션…"콘텐츠의 가능성 실험해 보고 싶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02 19:27:20
△ 취재진 질문 답하는 윤태호 작가
(서울=포커스뉴스) 1주일에 잠은 4번 밖에 잠을 안 잔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다. 윤태호 작가 이야기다.
윤 작가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간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 중인 '미생' 시즌 2 작업뿐 아니라 차기작, 차차기작 준비와 게임 기획, 뮤지컬 구상 등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란 삶이다.
모처럼 윤 작가가 언론에 얼굴을 내밀었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2일 열린 '미생' 시즌2 단행본 출간 간담회를 통해서다. 윤 작가는 "'미생' 시즌2 마감날이라 어제도 밤을 새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간담회는 단행본 출간 관련 내용이 아닌 윤 작가가 '미생'을 넘어 자신이 꿈꾸는 만화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됐다.
윤 작가에게 '미생'은 특별한 작품이다. 그는 "바위에 이름을 팠다"고 표현했다. 자신의 이름을 공고히 남겼다는 자부심이 엿보였다. '만화계 맞수'에 대한 물음에 "내 맞수는 만화 시스템이라고 본다"고 우문현답이 나왔다. 이어 윤 작가는 "동료 만화가를 라이벌로 생각하는 건 한가한 이야기다. 변화하는 만화 시스템 자체가 내겐 미션이다. 그 안에서 어떻게 대응해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고 했다.
윤 작가의 고민은 지금 시대에 사는 모든 작가의 고민이기도 하다. 윤 작가는 "온라인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은 국경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작품은 국내 현실을 기반으로 한 것이 많다. 해외 독자들에게도 다가갈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크다"고 했다.
고민은 만화 콘텐츠 자체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가 스스로를 "책상 앞의 만화가, 책상 밖의 편집자, 기획자, 마케터"라고 정의하는 배경이다. 최근 '미생'의 게임화가 결정돼 윤 작가는 시나리오 감수, 캐릭터 설정 등을 맡아 함께하고 있다. 들뜰 만도 하지만 윤 작가는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이 더 강하다.
윤 작가는 "미생도 미생이지만 앞으로 차기작, 차차기작으로 준비하는 작품들을 게임화할 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경험치를 쌓는 것이 지금의 목표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한 작품이 어디까지 사이즈를 넓히고 늘릴 수 있을 지가 궁금하다. 제안이 오면 어떻게든 할 것이고, 제안이 오지 않으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추진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몇년 전 남극 세종기지에 다녀왔다는 윤 작가는 남극 관련 만화 연재도 준비하고 있다. 연재 계획은 스케일이 남다르다. 만화와 동시에 드라마, 애니메이션, 음반 등을 동시 추진하며 프로모션해나갈 계획이다. 음반 부분은 섭외가 완료된 상태다. 뮤지컬 등의 분야와의 협업에도 관심이 크다.
목표는 창대하나 꿈은 소박하다. "작품으로 내 주위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작품 하나에 나와 내 가정, 내 책을 출판해주는 출판사, 나를 믿고 따라오는 문하생들이 함께한다. 그들에게 넉넉한 값을 주고 고통받지 않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미생'은 내게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작품이다. 정말 감사하다." 윤태호 작가가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미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6.02.02 양지웅 기자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