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경수 “순정남? 연애할 땐 NO, 연기할 땐 OK”
“엑소 디오 vs 배우 도경수? 두 마리 토끼 다 잡고 싶다” <br />
희망 관객 수는 300만…“영화의 좋은 감정 느낀다면 만족”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2-02 10:14:48
△ 포즈 취하는 도경수
(서울=포커스뉴스) 도경수(23·EXO)와 ‘순정’이라는 두 글자는 참 잘 어울렸다. 처음에는 커다란 눈망울이 매력적인 외모 또는 진중한 성격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순수할 순(純)과 정(情)을 합쳐 ‘순수한 감정 또는 애정’이라는 의미를 담은 ‘순정’과 도경수가 맞닿은 지점은 바로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었다.
그가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 자리를 꿰차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의 화제성과 흥행력은 영화 관계자들로 하여금 검증되지 않은 연기력을 무시하게 할 만큼 매력적인 요소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도경수는 ‘느리게 걷기’를 택했다. 연기에 대한 것이면 무엇 하나 허투루 넘기고 싶지 않은 배우 도경수의 ‘순정’ 때문이었다.
도경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너를 기억해’를 비롯해 영화 ‘카트’에서도 색깔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자난 1일 오후 포커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경수는 “엑소라는 이름값이 배우 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도움을 받고 싶진 않았다”며 “단역부터 쭉 경험을 쌓아가고 싶었다.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경험이 지금 내게 큰 도움이 된다”고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여러 작품에서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며 안정된 연기력을 검증 받은 후에서야 비로소 그는 첫 주연작을 택했다. 자신의 이미지와 딱 맞아 떨어지는 영화 ‘순정’에서 말이다. 그러나 도경수는 곧 ‘주연’이라는 단어가 주는 묵직한 책임감과 마주하게 됐다.
“이 ‘순정’은 내가 주연이 책임져야할 무게감이 있다는 걸 모르고 결정한 작품이에요. 첫 경험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영화를 시작하면서 부담감이 굉장히 컸어요. 다행히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많은 도움을 줬어요. 제 생각에는 도경수의 주연 작품이 아닌 함께한 다섯 친구의 주연 작품이 맞는 것 같아요.”
영화 '순정'은 티 없이 맑은 다섯 친구의 풋풋한 우정과 가슴 아린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 라디오 DJ로 활동 중인 형준(박용우 분)이 방송국으로 보내온 수옥(김소현 분)의 편지를 통해 23년 전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극중 도경수는 평소 성격은 무뚝뚝하지만 수옥과 관련된 일이라면 언제나 가장 먼저 앞장서는 순수남 범실로 분해 애틋한 순애보를 그린다.
1991년을 배경으로 하는 ‘순정’ 속 범실의 우직한 사랑법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솔직한 사랑법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1993년생인 도경수에게도 마찬가지. 그럼에도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그는 “범실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실제 도경수와 범실의 사랑 법에는 큰 차이가 존재했다. “솔직히 순정남이라는 단어는 나와는 거리감이 있다. 실제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수옥에게 바로 고백을 했을 거다.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쑥스러워하는 모습은 별로 없다. 엑소로 데뷔 후 연애를 못했지만, 지금 연애를 한다고 해도 내게 그런 모습을 없을 거다.”
고등학생 시절 가슴 시린 첫 사랑의 아픔을 직접 경험했기에 도경수는 범실의 아련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오히려 감정 연기보다 그를 더 힘들게 한 건 바로 사투리였다.
“사투리 대사가 상당히 어려웠어요. 뜻은 다 알고 대사를 주고받지만 실제 전라도 분들이 영화를 보면 어떤 느낌을 받으실지 궁금해요. 사투리를 제대로 하고 싶어서 전라도로 내려간 당일 다섯 명이 모여 ‘이제부터 사투리로만 이야기하자’고 약속을 했죠. 그때부터 계속 사투리로 대화를 했어요. 또 주민들의 사투리를 보려고 일부러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고요.”
이 인터뷰를 마치면 도경수는 또 다시 엑소 멤버 디오가 되어 투어에 나선다. 가수와 배우. 하나만 해도 어려운 두 가지 일을 병행해 나가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여유 시간을 줄여가며 도경수가 음악과 연기를 다 하고 있는 이유는 “각각의 자리에서 얻는 기쁨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수가 되기 전부터 연기의 꿈을 키웠음을 밝힌 그는 “가수는 무대에서 팬들의 에너지를 직접 마주할 때의 희열이 있다. 그리고 연기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느꼈을 때와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걸 관객이 본 후 공감해줄 때의 희열이 엄청나다는 걸 느낀 후 연기와 노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처음 연기의 희열을 느꼈던 순간이 궁금했다. 이를 묻자 도경수는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한 장면을 언급했다. “한강우를 연기했을 때 주위에서 캐릭터가 가진 안쓰러움에 공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또 도경수로 살며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한강우를 연기하며 느꼈을 때의 희열은 굉장하더라고요. 15회 때 작가님(조인성 분)이 신발을 신겨주며 한강우를 떠나보내는 신이 있는데, 어릴 적 말고는 울어본 적도 없고 평소 눈물도 없던 내가 그 장면을 촬영하며 ‘울컥’이라는 단어의 감정을 얻은 것 같아 희열을 느꼈었죠.”
매 작품 새로운 인물로 분해 다양한 감정을 배운다. 도경수에게는 촬영 현장이 곧 연기를 배우는 학교였다. 그렇다면 ‘순정’ 촬영 현장에서 그는 무엇을 배웠을까.
“연기적인 부분도 물론 배웠지만 이번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사람과 사람의 배려였어요. 배우와 모든 스태프가 하나 되고 서로를 배려한다는 게 피부로 와 닿는 촬영이었죠. 친구들과도 연기 때만 친한 척이 아닌 진짜 친하게 지냈어요. 그런 부분이 영화에도 잘 담기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 작품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가 담긴 장면이 많아요. 그걸 보는 분들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내게는 인간적으로 좋은 걸 많이 배운 현장이었어요.”
애정이 컸던 만큼 도경수는 ‘순정’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손익분기점의 2배만 넘었으면 좋겠다. 한 300만 정도”라고 조심스레 답하면서도 그는 “성적도 중요하지만 보는 분들이 이 영화가 가진 좋은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또 내가 느낀 범실의 감정과 순수함, 그리고 남자다움을 느껴준다면 만족할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서울=포커스뉴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순정'의 배우 도경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01 김유근 기자 (서울=포커스뉴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순정'의 배우 도경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01 김유근 기자 도경수, 김소현 주연의 영화 '순정' 스틸 컷.도경수, 김소현 주연의 영화 '순정' 스틸 컷.(서울=포커스뉴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순정'의 배우 도경수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02.01 김유근 기자 도경수, 김소현 주연의 영화 '순정'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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