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 두드린 하이얼, '지각변동' vs '영향미미' 엇갈린 관측

하이얼, GE '기술력·인지도' 업고 성장 가능성 ↑<br />
북미 시장고착화 및 제품 프리미엄화는 '악재'로 작용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20 17:55:30

(서울=포커스뉴스) 중국 최대 가전기업인 '칭다오하이얼(하이얼)'이 스웨덴의 세계적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부문을 인수함에 따라 IT·가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GE는 지난 15일 생활가전 사업을 하이얼에게 54억달러(약 6조560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북미 생활가전 시장에서 점유율이 1.1%(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불과했던 하이얼은 단숨에 점유율 2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특히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안정적으로 수요를 회복하고 있는데다 향후 가전 시장을 이끌 스마트가전 분야는 북미 시장이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앞 다퉈 북미 시장에서의 세력을 확대하려는 상황에서 하이얼의 이번 인수합병(M&A)은 업계를 긴장시키기 충분하다.

무엇보다 GE의 기술력을 얻게 된다는 점이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그간 하이얼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 저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으로 이름을 알렸으나 '저성능 저가제품' 이미지 때문에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웠다.

지난 2005년 매이텍(Maytag)과 2008년 GE 생활가전 사업을 인수하려고 시도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하이얼은 GE의 양문형 냉장고와 빌트인 가전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으며 시장 내 홍보효과 및 지명도가 크게 향상될 전망이다.

김상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얼이 북미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북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가전업체의 중장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미시장은 물론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미 시장 특성상 가격 경쟁력보다 브랜드와 제품 경쟁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데다 장기간 점유율이 월풀(38%), GE(20%), LG(16%), 삼성(12%) 순으로 고착화돼 있다.

또한 하이엔드(고가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전 업계 트렌드를 하이얼이 쫓아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달 초 미국에서 개최된 가전전시회 'CES 2016'에는 프리미엄 스마트 제품들이 대거 전시돼 향후 가전 시장의 방향이 제시된 바 있다.

북미 점유율 3위인 LG전자는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출시하며 더욱 고급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프리미엄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노리는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송은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E는 고사양 보다는 범용적인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월풀과 삼성, LG, 일렉트로룩스와 같은 고사양 브랜드 사이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시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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