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스승" 故신영복 교수…빈소 조문객 발길 이어져
성공회대 빈소, 학생·교수·시민 등 발길…17일 오후 마지막 추도예배<br />
영결식 18일 오전 11시, 사회 방송인 김제동…장지 미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17 13:59:27
(서울=포커스뉴스) "이 시대의 스승이었습니다. 강연도 들었다. 교수님은 우리 같은 범인(凡人)은 아니셨을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자신을 '독자'라고 소개한 뒤,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17일 오전 11시쯤 신 교수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 앞은 가족, 학생, 교수 등 조문을 하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성공회대 피츠버그홀 근처 느티나무 앞에서 만난 백원담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이 느티나무 앞에서 우리 교직원들이 모이곤 했다. 이 느티나무는 교수님 계신 6층 방에서 바로 내려다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선생님께 한국의 루쉰이라고 했는데, 루쉰의 시에 보면 대추나무가 잎을 떨구고 하늘과 맞선다는 표현이 있다"며 "느티나무를 보니, '하늘을 가지로 찌르며 봄이 와야 한다는 것을 잊지마라'라며 선생님이 그 뜻을 하늘에 전달하고 계신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박보름(27·여)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학생은 "신 교수를 지난해 만해문예대상 시상식에서 신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제 19회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했다.
박씨는 "건강이 좋지 않으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당시 시상식에서 뵀던 선생님은 다행이도 안색이 좋아보이셨다"며 "선생님은 나에게 '바쁘고 정신 없을 테지만 박선생님을 꼭 만나보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며 악수를 건넸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악수를 건넨 선생님의 손은 참 따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 따뜻함이 감사해서, 시상식 이후에도 동영상에 담긴 선생님의 수상소감을 계속해서 돌려봤다"고 말했다.
신 교수의 영결식은 18일 오전 11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진행된다.
방송인 김제동씨가 영결식 사회를 보고, 가수 정태춘씨가 추모곡을 부른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조사를 낭독하고,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회의장, 윤미연 서울여대 초빙교수, 고민정 KBS아나운서, 탁현민 공연연출가 등이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고인의 빈소는 18일 오전 11시까지 성공회대 대학성당에 마련된다.
17일 오후 7시 성공회대 대학성당에서 마지막 추도예배가 진행된다.
유족들의 뜻에 따라 故 신 교수의 빈소, 추도예배, 영결식은 내부 촬영이 불가능하다.
성공회대 관계자는 "故 신 교수의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故 신 교수는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및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강사를 거쳐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복역한지 20년 20일 만인 1988년 8월 15일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9년부터 성공회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2006년 정년퇴임 후 석좌교수로 재직했다.
고인이 남긴 저서로는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신영복의 엽서',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청구회 추억', '처음처럼', 'For the First Time', '느티아래 강의실(공저)', '신영복-여럿이 함께 숲으로 가는 길', '변방을 찾아서',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등이 있다.
역서로는 '외국무역과 국민경제', '사람아 아, 사람아!', '노신전(공역)', '중국역대시가선집(공역)' 등이 있다.
고인은 2008년 '제3회 임창순상', 2015년 '제19회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했다.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고(故) 신영복 교수의 빈소 내부.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학교 대학성당에 마련된 고(故) 신영복 교수의 빈소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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