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새 총통 차이잉원, 누구인가?

부유한 집안… 대만 국립대, 미국 코넬대, 영국 LSE서 법학 전공<br />
2004년 정계 입문 후 선거의 여왕으로 떠올라<br />
화장기 없는 얼굴과 수수한 옷차림이 인기 비결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16 20:55:02

(서울=포커스뉴스)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이 탄생이 했다. 현재 개표 결과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차이잉원은 8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으며 중화권 최초의 여성 지도자가 됐다. 차이잉원은 어떤 사람일까.

◆ 독특한 출신 배경

소수민족, 첩인 어머니, 11남매 중 막내딸. 차이잉원의 출신을 설명하는 말들이다. 올해로 59세인 차이잉원은 타이베이에서 1956년 태어났다. 그녀는 화교의 뿌리이자 '동양의 유대인'으로 불리는 객가(客家·Hakka)족의 후예다.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 중국의 국부 쑨원 등 아시아 정계에서 이름을 떨치던 이들이 모두 객가의 피를 이어 받았다.

차이 후보의 아버지 차이제성은 자동차 수리업체를 운영해 막대한 부를 쌓은 후 부동산, 건설, 호텔 사업까지 손을 뻗은 대만의 유명 기업인으로 부인을 5명이나 뒀다. 이들 사이에서 낳은 11명의 형제자매 중 막내딸이 차이잉원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차이잉원은 어려서부터 총명해 학업 성적이 좋았다. 대만 최고 명문 대학인 대만 국립대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미국 코넬대 법학 석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법학 박사 학위를 땄다. 이후 대만 국립정치대 등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또 1992년엔 국민당의 리덩후이 총통에게 발탁돼 경제부 고문, 공정거래위원회 위원, 국가안전회의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 선거의 여왕

차이 후보가 정계에 발을 디딘 건 2000년 대중 정책을 담당하는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맡으면서다. 당시 차이 후보는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았다.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는 현 민진당의 노선과 달리 그녀는 양안관계에 적극적이었다. 중국과 소삼통(小三通:통항·교역·우편거래) 제도를 완성시켰고 현 정권의 양안 정책 대부분 차이 후보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건 그로부터 4년 뒤, 민진당 비례대표로 총선에 출마하면서다. 이후 차이 후보는 2006년 부총리급인 행정부 부원장에 올랐고, 2008년 민진당 총통이었던 천수이볜의 부패 스캔들로 민진당이 집권에 실패한 뒤 주석직을 맡았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이 후보는 3년간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을 7번이나 꺾었다. 그녀가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유다. 2012년 대선에선 마잉주 국민당 후보에 80만 표 차이로 져 주석직에서 잠시 물러났지만 2014년 치러진 역대 최대 규모의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을 상대로 대승을 거둬 명예를 회복했다. 이후 지난해 5월 93%의 찬성률로 주석직에 복귀했고 이번 대선 후보로 출마해 대권을 잡았다.


◆ 특별한 인생을 산 '보통 사람'

차이잉원은 출생부터 학력까지 이른바 '엄친딸'로 평가될 만큼 특별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차이 후보의 자서전 '보통 사람의 특별한 인생'처럼 그녀가 강조하는 것은 '보통 사람'이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꾸미지 않은 검은 단발머리는 차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옷차림도 수수하다. 청바지를 즐겨 입고, 상의는 대부분 점퍼 차림이다. 성격도 차분하다. 차이 후보는 자서전에서 '남들의 이목을 끌거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조용하고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썼다. 시기와 질투를 받을 수 있는 부유한 집안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수수하고 평범한 모습이 젊은 사람들도 차이 후보에게 큰 호감을 보이는 이유다.

차이 후보는 아직 미혼이다. 지금까지 이렇다 할 스캔들도 없었다. 급기야 동성애자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지만 유학시절 연애를 했었으나 정계에 입문하면서 기회가 없었다는 해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제 대만의 미래는 차이잉원의 손에 달렸다. 차이잉원읜 '대만의 메르켈'을 꿈꾼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처럼 때론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때론 엄마처럼 대만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타오위안/대만=게티/포커스뉴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14일(현지시간) 주먹을 치켜들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차이잉원 후보는 16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6.01.1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타오위안/대만=게티/포커스뉴스) 차이잉원 대만 민진당 후보 지지자들이 14일(현지시간) 차이잉원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차이잉원 후보는 16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6.01.1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타이중/대만=게티/포커스뉴스)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한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이 15일(현지시간) 대만 서부 도시 타이중에서 마지막 유세를 벌이고 있다. 차이잉원 후보는 16일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6.01.15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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