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리 “우리가 재미로 사람을 찔렀다”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의 친구 A씨, 검찰‧법정 진술 공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13 18:03:40

△ 패터슨의 눈빛

(서울=포커스뉴스) “우리가 어떤 친구의 목을 칼로 찔렀다. 그저 재미로 그런 짓을 했다”

서증조사가 이어지는 ‘이태원 살인사건’ 재판에서 사건 직후 에드워드 리(37)가 친구들에게 전달한 발언이 그대로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13일 열린 아더 존 패터슨(37)의 10차 공판기일에서 패터슨과 리의 친구였던 A씨의 과거 진술내용이 공개됐다.

A씨 진술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모두 “중립적 위치에 있다”고 밝히면서 향후 중요한 증거자료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검찰 진술조서와 법정기록에서 “친구들과 카드놀이를 하고 있는데 리가 찾아와 ‘우리가 어떤 친구의 목을 칼로 찔렀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혔다.

A씨의 조서에는 리가 ‘재미로 그랬다’, ‘내 T셔츠에도 피가 묻었다’ 등이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해 버커킹 화장실로 내려갔다”면서 “계단에 핏자국을 살펴봤지만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버거킹 화장실에서 어떤 여성이 소리치며 나오길래 들어가 봤다”면서 “피해자가 뒤로 벌렁 누워 있었고 바닥에 피가 많았다. 사방에 피가 튀어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조서에서 “리가 웃으면서 ‘우리가 재미로 어떤 친구의 목과 가슴을 찔렀다’고 이야기 한 게 떠올라 너무 화가 났다”면서 “다시 돌아가 ‘네가 그 남자를 죽였지’라고 묻자 리는 ‘난 아니야’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패터슨의 변호인은 “A씨의 진술에서는 리의 옷에 스프레이 형태의 피가 묻어 있음이 확인된다”면서 “혈흔분석가의 분석대로 피해자의 최초 혈압은 분수형태를 띄고 그 피는 리에게 묻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리의 ‘난 아니야’라는 말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모면 진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리가 웃으면서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사실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면서 “패터슨은 여자 친구와 함께 있었고 데이트 중인 사람이 범행을 저지르는 일은 경험칙상 있을 수 없다. 패터슨이 살인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의 조서에 또 다른 친구인 B씨가 함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변호인은 리가 B씨에게 ‘패터슨이 범인이다’는 소문을 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맞섰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지난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씨가 칼에 찔려 무참히 살해된 사건이다.

검찰은 당초 사건을 리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짓고 리와 패터슨에게 각각 살인과 증거인멸죄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1998년 9월 리는 증거불충분으로 서울고법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리의 무죄 선고 이듬해 조씨의 부모는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고소했지만 패터슨은 이미 미국으로 떠난 뒤였다.

이로부터 12년 뒤인 2011년 12월 검찰은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다시 기소했다.

법무부는 2011년 5월 미국에서 패터슨을 검거한 뒤 범죄인인도 재판에 넘겼고 미국 LA연방법원은 2012년 10월 패터슨의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

패터슨은 법원에 인신보호청원과 이의신청서를 내는 등 한국 송환에 저항했지만 결국 지난달 23일 국내로 송환돼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다.'이태원 살인사건'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이 지난해 10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돼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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