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수소탄’으로 한·중·일·미 단결시켜”…재미 전문가

‘수소탄’은 북한 입장에서 보더라도 전혀 불필요<br />
기존 핵무기로 충분…‘수소’ 강조로 되레 역효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12 09:59:06

(서울=포커스뉴스) 북한이 이번 4차 핵실험을 통해 보여준 수소의 위력은 한국·중국·일본·미국 네 나라를 단결시키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에서 활동하는 북한문제 전문가가 전망했다.

브루킹스 동아시아정책연구소의 캐서린 H. S. 문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홈페이지에 실은 글 ‘왜 북한은 수소 동력을 추구하고 있는가?’에서 북한은 이번에 불필요하게 이른바 수소탄 실험을 했다고 지적했다.

문 박사는 외국, 특히 미국의 간섭이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억제수단을 갖는 것을 주된 목표로 삼는 북한은 실질적인 억제력을 갖기 위해 수소 동력으로 나아갈 필요가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국가는 북한을 공식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비록 북한이 핵무기 수량이나 운반수단에 있어 미국·중국·러시아·인도에 비해 훨씬 열세지만 김정은을 예측 불가능하고 분별없는 인물로 보는 국제사회의 공통된 견해는 북한을 대단히 변덕스럽고 위험하게 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제2의 리비아나 이라크로 취급하지 않도록 담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소규모이되 확실한 북한의 핵능력과 생산기반 때문에 미국이 이미 조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소탄은 분명 위력이 더 셀 수 있지만 그것이 북한의 억제력에 대한 신뢰성을 의미 있게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이 대목에서 문 박사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곧잘 민수용 핵에너지 개발과결부시켜온 것을 상기시키며 그것과 관련해 “수소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고 묻는다. 문 박사가 보기에 북한이 수소탄과 관련해서도 그런 주장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은 뻔뻔스러운 거짓말이 될 뿐이다(이 부분을 의식했는지는 모르지만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차 핵실험을 놓고 “조선 반도의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말한 것으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문 박사에 따르면 수소는 휘발유를 비롯한 화석 연료보다 상대적으로 자연 친화적이고 훨씬 더 효율이 높으며 재생이 가능한 자원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수소를 대체 에너지로 개발하는 연구 사업에 예산 12억 달러 투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수소를 안정적이고 저장 가능하며 널리 사용 가능한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나 자금을 가진 나라는 아직 하나도 없다. 그런데 수소 동력을 추구함에 있어 북한은 핵 프로그램이 확실히 군사적 목적이라는 적나라한 진실을 말하도록 강요받는다.

설사 수소탄 생산·시험이 북한의 기술력을 과시하고 북한 주민에게 지도자에 대한 긍지를 심어줄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보편적인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북한인들도 알고 외부인들도 안다. 땔나무를 연료로 해서 움직이는 고물 트럭은 고장 나기 일쑤이며, 전기는 배급되는 데다 그것도 매일 정전되고, 볼펜은 사용자 마음대로 작동되지 않는다. 문 박사는 만약 사람들이 자긍심을 원한다면 그것은 이미 멋진 구형 핵무기, 소니영화사를 해킹할 수 있는 컴퓨터 기술, 하늘로 치솟고 있는 평양의 유리 고층건물에서 그것을 충족시킬 수 있다며 그런 마당에 그들이 정녕 수소탄에 경탄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은 자국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남한에서는 하지 않은 뭔가를 달성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남한은 매우 효과적인 로우테크 무기, 즉 휴전선의 확성기로 반격하고 있다. 확실히 그 확성기들은, 이른바 수소탄이 그러기로 돼 있었듯이 김정은에게 경의를 표하는 “생일 축하” 음악이 아니라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을 큰 소리로 쏟아낼 것이다.

따라서 문 박사는 북한의 열핵(熱核) 무기, 즉 수소탄 개발에 군사적 또는 정치적 목적이 있는지, 아니면 북한이 여타 핵 국가들처럼 “과잉 살상 무기”에 욕심을 부리고 그것을 쌓아가는 버릇에 젖어 가는지 묻는다. 그러면서 얼마나 많고 어떤 지점에서 북한이 “충분함”에 도달할지 의아해 한다.

북한의 반항적 행동은 새로운 북한에 맞서는 새로운 우의(友誼)와 연합전선을 생성시킬 수 있으며 이것은 북한이 원치 않는 것이다. 문 박사는 지난 6일의 북한 핵실험을 “미국의 관심을 끌려는 난폭한 춤이라기보다 중국의 뺨을 때린 것”으로 본다.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의 역겨운 행동을 참으면서 지난여름 이래 북한과의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중국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 상무위원이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축하하러 평양을 방문했다. 그는 김정은이 지금까지 만난 중국 최고위 인사였다. 이러한 중국의 행보는 중국·북한 관계에 온기를 불어넣고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가 현명치 못한 일이 될 것임을 북한에 명백히 하기 위한 의도였다.

문 박사는 시진핑 주석과 중국 원로들은 지혜를 이해하지만 김정은은 지혜를 피하고 핵실험처럼 허세 부리는 젊은이 특유의 행동을 추구하는 데 열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찰한다. 그가 보기에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손등을 상대방으로 향하게 한 다음 중국에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면서 “주체! 독립! 나는 혼자 그 길로 갈거야!”라고 장담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은 중·일·한·미가 지역적·국제적 대응을 마련하는 데 협력하는 것이 가능토록 만들고 있다고 본 문 박사는 “네 나라는 공통의 바탕을 찾는 데 어려운 때가 있기도 했지만 수소 동력은 그들을 한데 묶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Photo by Keystone/Hulton Archive/Getty Images)2016.01.12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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