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 전야(前夜) 쾰른 집단 성추행’ 후폭풍 거세

사건 현장 쾰른에서 난민수용 찬반(贊反) 시위대 충돌<br />
메르켈 총리, “망명심사 강화”…우파, “난민수용 중단”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10 06:53:53

(서울=포커스뉴스)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이 다수 포함된 사람들에 의해 지난 31일 연말 축제 분위기를 틈타 독일 쾰른 시내 곳곳에서 저질러진 일련의 성추행과 강도짓이 남긴 후폭풍이 거세다.

신정 전야에 있었던 이번 집단성추행을 성토하며 난민 수용 반대를 외치는 우파 시위대와 이에 맞서 난민수용 찬성 의사를 천명하는 시위대가 9일(현지시간) 쾰른에서 충돌했으며 경찰이 출동해 이들 집단을 분리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집단 성추행 사건에 대한 여론이 압력이 높아진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집권 기독교민주연합(CDU)은 독일로 들어오려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을 제안했고 메르켈 총리는 이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독일에는 지난해 망명 신청자가 100만 명 이상 도착했다.

‘유럽의 이슬람화(化)를 반대하는 애국 유럽인’이라는 뜻의 독일 극우단체 PEGIDA 측 시위자 약 1700명, 그리고 이들에 반대해 맞불 시위에 나선 약 1300명이 쾰른 기차역 주변에서 경찰에 의해 분리되었다고 쾰른 경찰은 밝혔다.

PEGIDA 시위자들은 ‘강간난민 사절’ ‘야만을 통합한다?’ 같은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었고반대 쪽 시위자들은 ‘난민 환영’이라는 메시지를 내걸었다.

이번 집단 성추행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당국과 목격자들에 따르면, 여성을 공격한 범인들은 그날 쾰른 중앙역 주변에 모인 남성 약 1000명 가운데 일부다. 이들은 소집단으로 나뉘어 여성들을 둘러싸고 몸을 더듬고 지갑·휴대전화기 등을 훔쳤다. 이밖에 강간이 2건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번 집단성추행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쾰른 경찰서장이 8일 전격 경질됐다. 쾰른 시 경찰은 볼프강 알버스 서장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정부에 의해 조기 퇴직 당했다고 밝혔다.

PEGIDA 시위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폭죽과 병을 던지는 등 폭력적 양상을 보임에 따라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에 조기 진압됐다. 이 중 4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이에 앞서 여성 인권운동가 수백 명이 쾰른의 명소인 쾰른대성당 외곽에 집결해 집단성추행 범죄를 규탄했다.

메르켈 총리는 망명 신청자들을 더 엄격히 심사하자는 제안을 CDU가 승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끄는 연정(聯政) 내부에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이며 이후 의회 승인이 필요할 이 제안은 경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상습범들”을 독일이 추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독일 서부 도시 마인츠의 당원들에게 “이것은 독일 시민을 위한 것이며 여기 있는 대다수 난민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집단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심문을 받기 위해 임시 억류된 31명 가운데 18명은 망명신청자였지만 독일인 2명과 미국인 1명도 섞여 있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구체적으로 성적 공격을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쾰른 경찰은 형사 100명이 고발 사건 379건을 수사 중이며 이 가운데 약 40%가 성적 공격에 대한 주장과 관련되어 있다고 9일 말했다.

경찰은 “범죄수사의 초점은 주로 북아프리카 출신”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경찰은 이어 “ 대부분은 망명 신청자이거나 독일 내 불법체류자”라며 “이 사람들이 신정 전날 실제적인 범죄행위에 과연 연관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널리 연관되었는지에 대한 수사는 지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집단 성추행 사건의 처리를 놓고 독일에서는 날카로운 토론이 벌어졌다. 난민이 물밀 듯이 독일로 들어오고 있는 와중에 이 사건으로 행여 반(反)외국인 정서가 점화될 우려가 있어 경찰과 언론이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든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광범하게 제기되었다.

이 사건은 메르켈 총리가 난민에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 지난 12개월 간 독일이 10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인 것을 놓고 독일 내부에서 고조돼 온 긴장을 드러냈다.

이 사건을 새로운 계기로 삼아 ‘독일을 위한 대안(AfD)’당과 PEGIDA 같은 우익 대중영합주의 단체들은 메르켈 총리에게 집단 이민 수용을 중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우파 시위대가 9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중심가에서 지난 31일 이 도시에서 발생한 집단 성추행에 항의하며 난민수용 반대를 외치는 거리 행진을 벌이다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Photo by Sascha Schuermann/Getty Images)2016.01.1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지난 31일 주변에서 성추행이 광범하게 저질러진 쾰른 기차역으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Photo by Sascha Schuermann/Getty Images)2016.01.10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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