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관계, '30년만에 최악'

1988~1991년 국교 단절 사태 재연되나<br />
사우디, 이란은 예맨 내전 배후… 시리아 내전 종식도 어려울 듯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06 15:14:13

(서울=포커스뉴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30년 사이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영국 BBC 방송은 4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셰이크 님르 바르크 알님르 시아파 지도자를 처형한 이후로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지난 2일 알카에다 조직원과 시아파 성직자 등 47명을 테러 혐의로 집단 처형했다. 이에 시아파 맹주 이란은 사우디 정부에 공식 항의하고 수도 테헤란에선 사우디 정부에 분노한 군중이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는 등 시위가 잇따랐다.

이후 사우디 정부는 이란에 외교 단절을 선언했고 현재 수니파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와 이란을 필두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이슬람 국가들이 외교 단절에 동참하는 등 중동이 다시 반으로 갈라지는 모양새다.

◆ 사우디-이란, 오래된 불신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 단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을 시작으로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이후 사우디는 1980~1988년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 같은 수니파인 이라크를 지원했다. 반면 이란은 1987년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인 헤즈볼라 결성을 도왔다. 헤즈볼라는 사우디 왕족을 자극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했다.

1980년대 후반엔 사우디와 이란의 긴장관계는 사상 최대로 고조됐다. 결국 양국은 1988년에서 1991년 사이 약 3년간 국교를 단절했다.

◆ 이란-사우디 관계, 30년 만에 최악인 이유

이번 국교 단절 사태도 1980년대 후반의 위기감 못지않다. 우선 수니파와 시아파 두 종파 간 완충역할을 할 수 있는 세력이 없다. 중동 지역의 종파 갈등이 워낙 오래돼 서로 간에 불신이 가득한 상태다.

또 최근 몇 년간 사우디와 이란은 무장정파를 앞세워 호전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 그 결과가 예맨 내전이다. 이란은 예맨의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시아파 맹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려했고 사우디는 예맨의 수니파 정권을 지지하며 예맨 내전에 불을 붙였다.

예맨 뿐만이 아니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무장정파를 지원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지난달 테러 척결을 내걸고 수니파 중심의 이슬람 연합군을 결성했다. 이란과 사우디가 각각 시아파, 수니파를 대표하는 국가임을 감안할 때 이란과 사우디의 단교가 중동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도 중동 위기 요인이다.

BBC는 이란과 사우디의 불안정한 관계가 지속될 경우 오는 14일까지 예맨과 시리아의 내전을 종식시키겠다는 UN 결의안도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사우디-이란 3국이 복잡한 경우의 수 싸움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아델 알 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사진)이 3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한 데 이어 수니파에 우호적인 이슬람 국가들이 이란과의 단교에 동참해 이란과 사우디 관계가 30년만에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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