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을 지켜주세요" 찬바람 속 꿋꿋한 대학생들…
'평화의 소녀상' 옆 지키려 6일째 노숙농성 마다 않는 대학생들<br />
"필요한 것 없나"…지나가던 시민들의 응원도 이어져<br />
김제남 국회의원 방문 "소녀상 지키는 일, 할머니들 지키는 일"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04 15:28:03
(서울=포커스뉴스) 바람까지 더해 체감온도가 뚝 떨어진 4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
얇은 담요를 덮은 8명 대학생들이 은색 바닥 깔개 위에 옹기종기 둘러앉았다.
대학생들은 전기난로 하나 없이 손바닥 만한 핫팩의 온기에 의지한 채 역사책을 읽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6일째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학생 겨레하나 등이 속한 ‘일본군 위안부 한일협상 폐기를 위한 대학생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대학생들이다.
"할머니들 힘내세요. 정의는 언제나 승리합니다."
"할머니들, 이 자리를 지키는 분들 힘내세요. 용기가 없어 적극적인 도움은 못드리지만 기억하고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죄송하고 힘내세요!"
농성장 한쪽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적힌 노란 포스트잇이 가득했다. 응원의 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우체통도 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응원이 끝없이 이어졌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뭐가 제일 필요하느냐”고 묻자 농성장에 있던 한 학생은 “천막과 침낭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재훈(34)씨는 “경찰이 천막, 침낭 등 반입을 금지시키고 있다”며 “시민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날 소녀상 옆을 지켰던 배성인(23·여) 학생은 “한일 간 굴욕적인 위안부 문제 협상이 체결됐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굴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소현(23·여) 학생은 “지난달 29일부터 평화의 소녀상 옆을 지켰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양은 “둘러앉은 다른 학생들과 농성을 하며 만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친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평화의 소녀상을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많이 응원을 해주신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 시민은 새벽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소식을 접하고 택시를 타고 와서 음료수 등을 전해줬다”며 “그 분이 우리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응원의 목소리를 전해줬다”고 일화를 전했다.
김제남 정의당 국회의원도 이날 학생들과 함께 피켓시위를 벌였다.
김 의원은 “위안부 문제 합의가 피해자와 국민의 협의없이 이뤄졌다”며 “무효화나 철회, 재협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으로서, 정치인으로서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소녀상을 지키는 것은 생존해 계신 할머니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 최수진 기자 choisj@focus.co.kr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6일째 대학생들이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최수진 기자 choisj@focus.co.kr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