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4·13> '핫코너'를 가다…서울 노원병(1)
안철수·이준석·노회찬 3인의 빅매치 예상<br />
대표적인 야권 강세 지역…새누리당 '험지' 노원병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6-01-03 09:00:10
△ 봉사활동 하는 안철수 의원
(서울=포커스뉴스) 야구용어인 '핫코너'(Hot corner)는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오는 3루를 뜻한다. <포커스뉴스>는 2016년 신년기획으로 4·13총선의 열기가 뜨거운 '핫'한 지역구를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4·13 총선을 앞두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부대변인 출신 이종은 당협위원장뿐이다. 그러나 안 의원과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 등 지명도 있는 인물이 후보로 거론되며 '빅매치'가 예상된다.
◆ '노원병'서 배지 단 안철수…제2의 '안풍' 진원지 될까
안철수 의원이 지난달 13일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탈당 기자회견을 한 바로 다음 날 가장 먼저 들린 곳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이다.
안 의원은 이날 노원구 상계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 "(탈당) 발표 후 제일 먼저 우리동네 어르신들께 말씀드리고 인사드리러 찾아뵙게 됐다"며 지역 민심을 살뜰히 챙겼다.
안 의원은 내년 총선 출마지역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제 (탈당)발표하고 나서 처음 방문한 곳이 저희 지역 어른분들 아닙니까"라며 "변동사항 없다"고 답했다.
노원병에 재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후 안 의원의 부산 출마설, 광주 출마설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안 의원은 지역구 이전 가능성에 대해 "바뀐 게 없다"고 답해 노원병 재출마 의지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부산이 고향인 안 의원은 노원구 상계동(노원병)에 지역적 연고는 없지만 상계동은 그가 정치적 둥지를 튼 곳이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청춘콘서트>로 장외 정치를 하던 안 의원이 '현실 정치'로 입문하게끔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2013년 4·24 재보궐선거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당선되며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안 의원은 초선의원이자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 후보로서 정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가 노원병에서 재선 국회의원에 도전하며 '정치인 안철수'의 입지를 다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치 고민 중"이라는 이준석…여론조사 지지도는 1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둘러싼 노원병 출마론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 2013년 4·24 재보궐선거 때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이 전 위원은 안철수 후보의 대항마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이 전 위원은 "정치를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때로부터 2년8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전 위원은 여전히 '전업 정치인'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이 전 위원은 지난달 30일 <포커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느 지역에 출마할지가 문제가 아니라 제가 정치를 전업으로 할지 안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마 지역에 대해) 아직 입장이 있지 않다"며 "(만약 정치를 전업으로 한다고 해도 출마 지역은)당과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사자가 "정치를 할지 안 할지 고민 중"이라는데도 이 전 위원의 노원병 출마설이 다시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여론조사 결과 드러난 '민심'이 이 전 위원을 잠정 후보자 자리에 올려놓았다.
작년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노원병에 거주하는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이 전 위원과 안 의원,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 등 3인이 대결을 펼칠 경우 이 전 위원이 승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설문조사에서 이 전 위원은 39.1%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안 의원에 대한 지지도는 29.9%로 이 전 위원보다 0.2%포인트 뒤진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의원의 지지도는 15.4%에 그쳤다.
또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당내 거물급 인사들의 '험지 출마'를 당 차원에서 요청하기로 결정한 것도 한 요인이다.
노원병은 야권 강세지역으로 새누리당 입장에선 '험지'다.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이 전 위원이 이 지역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요청이 거센 이유다.
더불어 이 전 위원이 노원구 상계동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학창시절 일부를 보냈기 때문에 다른 후보자보다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위원은 지난 2011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그를 비대위 위원으로 선임하며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이 전 위원은 26세였다.
이를 시작으로 이 전 위원은 정치권에서 '젊은 피',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파장을 일으켰다.
그가 지닌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에 최근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야권의 상황이 더해져 '이준석 노원병 출마설'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 '안기부 X파일'로 의원직 상실 노회찬, 최근 安신당 비판
노회찬 전 의원 역시 노원병에서의 재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의원은 앞서 2008년 18대 총선과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노원병에 출마한 경력이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홍정욱 후보에게 3%포인트 차로 패배했다. 이후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노 전 의원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지난 2013년 2월 '안기부 X파일 공개 사건'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안기부 X파일 공개 사건은 노 전 의원이 2005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 앞서 옛 안전기획부의 불법 도청 녹취록을 인용해 삼성그룹으로부터 이른바 '떡값'을 받은 것으로 언급된 전·현직 검사 7명의 실명을 공개한 사건이다.
노 전 의원은 '떡값 검사' 실명을 공개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공석이 된 노원병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벌어진 재보궐선거에서 자신의 부인 이지선씨를 후보로 내세웠지만, 안 의원에게 패배했다.
당시 노 전 의원은 "안 교수는 야권후보들 중에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다. 그럼 가장 어려운 곳에 나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안 의원의 재보궐 출마를 비판한 바 있다.
노원병이 아니라 야권 열세 지역에 출마해 야권의 의석수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전 의원은 최근 노원병에서의 재기를 꿈꾸며 자신의 잠정적 경쟁자인 안 의원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자신이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안철수신당에 대해 "정당이라고 불리려면 정책·이념의 공통기반이 있어야 하는데 안철수신당으로 모여드는 분들은 아직 다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정책·이념이 같다고 도저히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상계동 토박이 새누리당 이종은…"타겟 없어 답답"
현재 노원병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유일한 후보는 이종은 당협위원장뿐이다.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포커스뉴스>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치르려면 타겟을 정해야 하는데 타겟이 없다"며 "지금 누구랑 싸워야 되는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거물급 정치인들이 노원병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동안 이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한 지난달 15일 일찌감치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가 노원병의 다른 잠정적 후보들에 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그가 상계동 토박이라는 점이다.
이 후보는 공식 블로그에서 '25년 노원 지역일꾼'이라고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
이 후보는 1995년 상계8동에서 2대 노원구의원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구의원에 재선해 부의장을 지냈으며 2002년 서울시의원에 당선됐다.
서울시의회 예결 위원회 위원장과 교육문화 위원회 위원장,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새누리당 중앙당 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 이 전 위원이 노원병에 출마할 경우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 야당 강세 지역…홍정욱 제외하곤 모두 야권에서 당선
노원병은 대표적인 야당 강세지역이다.
18대 총선을 제외하고는 17대와 19대, 2013년 재보궐에서 당선된 현역 안 의원까지 야권 에서 국회의원이 나왔다.
17대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원이 노원병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19대 총선에서는 노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후 노 전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상실하고 열린 재보궐선거에서는 현재 안 의원이 당선됐다.
여권에서는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의 공천을 받아 출마했던 홍정욱 당시 후보가 유일하다.
홍 의원은 득표율 43.1%로 노 전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2012년 18대 대통령선거에서 역시 이 지역은 야권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노원구에서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46.3%의 득표율을 얻어 53.1% 득표율은 얻은 문재인 후보보다 6.8%포인트 뒤졌다.
이런 까닭에 노원병은 새누리당 '험지'로 손꼽힌다.
한편, 새누리당이 최근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야권에 '권태'를 느낀 민심의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왼쪽부터 무소속 안철수 의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 이종은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6일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희망어린이공원을 찾아 국민연금 직원들과 함께 희망나눔 연탄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2015.12.16 조종원 기자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자신을 둘러싼 '노원병 출마설'을 일축하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노회찬 전 정의당 공동대표. 이종은 새누리당 당협위원장. 홍정욱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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