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호텔롯데 상장' 일본주주 이해얻었나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7 18:33:06
신동빈, '호텔롯데 상장' 일본주주 이해얻었나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한·일롯데 지배구조의 핵심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이 17일 신동빈 회장 측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수용함에 따라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 상장도 탄력을 받게 됐다.
일본롯데홀딩스 주주들은 이날 오전 일본 도쿄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신 회장측 안건인 사외이사 선임과 규범 준수 강화 안을 과반 찬성으로 의결, 신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호텔롯데 상장 및 순환출자 해소 추진에 힘을 실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결심을 굳힌 후 일본 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롯데캐피탈(26.60%), 롯데손해보험(26.58%) 등 롯데 계열사들의 주요 주주로서,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7165억원에 이르는 '노른자' 기업이다.
일본 주주들은 지난해 호텔롯데로부터 모두 254억250만원을 배당을 받았다.
호텔롯데는 최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지분율 19.07%)를 포함해 11개 L투자회사와 고준샤(光潤社) 등 일본회사가 지분의 99.28%를 소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설득 과정에서 특히 호텔롯데의 대주주인 일본롯데홀딩스의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대표이사 사장의 힘을 많이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쓰쿠다 사장은 지난 2009년 일본롯데홀딩스 사장으로 취임한 후 신 회장의 오른팔로 충실히 역할을 해왔으며 지난 3월에는 신동빈을 중심으로 한 '원 롯데, 원 리더'(하나의 롯데, 하나의 지도자) 비전을 대외적으로 공포한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해 말까지 롯데의 경영구도가 '일본 롯데 신동주, 한국 롯데 신동빈'이던 상황 속에서 일본 사업부문을 전담해와 일본롯데홀딩스에서 확고한 지위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그간 경영상 중대사항에 대해 쓰쿠다 사장과 긴밀히 의견교환을 해왔다"면서 "주총에서 빠른 시간안에 지배구조 개선안에 수용된 것도 이미 일본 주주들에게 전반적인 동의를 구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호텔롯데는 최근 매출액 1천억원 이상 및 평균 7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최근 사업연도 3% 또는 이익액 50억원 이상 등과 같은 외형상 기업공개 조건도 갖췄다.
신 회장도 지난 6∼7월에 걸쳐 호텔롯데의 지분 72.65%를 보유한 11개 일본 L투자회사를 포함해 총 12개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 등기 작업을 마쳐 앞으로 남은 이사 및 주요주주들의 설득에 더욱 힘을 받게 됐다.
다만 오늘 주총 결과만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일 롯데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한국 롯데가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상황에서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을 하는 한국롯데를 일본 주주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금융권에서 시장가치를 20조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대어'인 롯데의 상장주관사를 선정하는 작업도 간단하지는 않다.
전문가들은 롯데가 호텔롯데의 상장 준비를 마치는데만 2년여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일본 주주들만 설득하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 6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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