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수로 붕괴로 작물 수해, 농어촌공사 배상해야"

"집중호우 대비 못 한 잘못"…관리 소홀 책임 인정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5 09:40:01


법원 "수로 붕괴로 작물 수해, 농어촌공사 배상해야"

"집중호우 대비 못 한 잘못"…관리 소홀 책임 인정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집중호우에 근처 수로가 무너져 수해를 당한 농민에게 수로 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가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5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에서 인삼 농사를 하는 김모(61)씨는 2011년 8월 집중호우로 밭 인근 수로가 무너지면서 인삼을 헐값에 넘기게 됐다.

전부터 수로는 옆에 금이 가고 바닥 철골이 드러나 부식되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아 농민들은 관리 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에 보수공사를 수차례 요구했다.

하지만 보수는 균열을 우레탄으로 메우거나 시멘트를 바르는 수준에 그쳤다.

결국 큰 비에 수로가 무너지면서 인삼밭으로도 물이 흘러들었다.

김씨는 일부 인삼을 절반 이하의 가격에 팔아야 했고, 상당 부분은 아예 쓰지도 못하게 됐다. 6년근 인삼을 수확하려고 했으나 2008년, 2010년, 2011년에 심은 인삼이 모두 수해를 입으면서 평가된 손해액만 1억원이 넘었다.

실의에 빠진 김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농어촌공사가 땜질식 공사만 한 채 관리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농어촌공사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수로가 붕괴하지 않았더라도 밭은 침수됐을 것"이라며 맞섰다. 오히려 수로 옆 지방도로 밑 도로횡단 배수로에서 빗물이 유입된 탓이라며 책임이 강원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민사부는 지난달 23일 "피고가 수로의 위험성에 비례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2000년경부터 수해 전까지 더 많은 비가 내린 적도 여러 번이지만 인근 논이나 밭에 침수피해가 신고된 사실이 없다"며 "당시 비가 갑작스러운 폭우였다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가 석축, 콘크리트 등으로 수로를 수리하고 상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필요한 조처를 하는 등 관리했다면 수해는 발생하지 않았거나 규모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관리 책임을 물었다.

다만 "원고도 집중 강우에 대비해 밭 상태를 수시로 관찰하고 신속히 배수시설을 완비해야 하는 조처를 게을리했다"면서 농어촌공사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농어촌공사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이에 김씨도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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