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대청호 조류 농도 감소…마른 장마 영향
영양염류 유입 줄어 '조류 주의보' 2주 만에 해제
옥천 수역은 여전히 수질 탁하고 악취…안심하기 일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5 06:00:03
△ 대청호에 투입된 조류 제거 선박 <<연합뉴스 DB>>
폭염에도 대청호 조류 농도 감소…마른 장마 영향
영양염류 유입 줄어 '조류 주의보' 2주 만에 해제
옥천 수역은 여전히 수질 탁하고 악취…안심하기 일러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해마다 여름이면 대청호를 진녹색으로 물들이면서 '녹조 라떼'라는 오명까지 만들어 낸 녹조가 2년째 주춤하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29일 충북 보은의 대청호 회남수역에 내렸던 조류 주의보를 2주 만에 해제했다고 15일 밝혔다.
대청호에서 2013년 11월 이후 21개월 만에 발령됐던 조류 주의보가 힘 한번 못쓰고 물러난 셈이다.
지난달 20일과 27일 이 수역의 클로로필-a는 15.7㎎/㎥과 26.6㎎/㎥, 남조류 세포 수는 1천406개/㎖와 1천44개/㎖로 치솟아 2주 연속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클로로필-a 15㎎/㎥·남조류 세포 수 500개/㎖ 이상)을 넘어섰다.
이 상태에서 폭염까지 이어지자 수질 악화를 우려한 당국은 조류 차단막과 수중 폭기 장치를 가동하고, 조류 제거 선박을 투입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그러나 당국의 우려와 달리 지난 3일과 10일 이 수역의 클로로필-a는 10.9㎎/㎥과 10.1㎎/㎥, 남조류 세포 수는 914개/㎖와 1천20개/㎖로 오히려 내려앉았다.
2차례 연속 기준을 밑돌면서 2년 만에 내려졌던 조류 주의보도 자동 해제됐다.
당국은 녹조가 맥을 추지 못한 이유를 마른 장마에서 찾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의 분석 결과 올해 들어 전날까지 대청댐 유역 5개 시·도, 9개 시·군·구의 평균 강우량은 458.4㎜로 댐 건설 이후 평균치(786.5㎜)의 58.3%에 불과하다.
비가 적게 내리면서 조류 발생의 원인이 되는 상류의 영양염류 유입도 그만큼 줄었다는 얘기다.
녹조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 강우량 역시 495.1㎜로 예년의 63%에 머물렀다.
금강유역환경청의 관계자는 "1997년 예보제를 도입한 이후 조류 주의보가 발령되지 않은 해는 1999년과 작년뿐이고, 올해는 2주 만에 해제되는 기록을 남겼다"며 "모두 마른 장마 때문에 강우량이 적었던 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류 예보제 대상 수역은 아니지만, 소옥천천의 물이 유입되는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앞 호수의 지난 10일 클로로필-a는 50.2㎎/㎥, 남조류 세포 수는 1만5천320개/㎖까지 치솟은 상태다.
조류 제거 선박이 분주하게 오가면서 응집제를 뿌려 수면에 떠오른 녹조 찌꺼기를 제거하고 있지만, 수질은 20∼30㎝ 앞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탁해졌고, 악취까지 나는 실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 관계자는 "한풀 꺾인 더위로 조류가 급번성할 가능성은 줄었지만, 추소리 등 취약지역의 조류 농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11월까지 조류주의보가 이어진 사례 등을 감안해 긴장을 풀지 않고 수질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현재 대청댐 수위는 65.99m로 만수위(80m)는 물론 예년 평균치(70.21m)를 크게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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