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담화 '과거형 사죄'…"차세대에 사죄 숙명 지워선 안돼"(종합2보)

무라야마담화서 후퇴…'식민지·침략' 넣었지만 '일본의 행동'으로 인정 안해
일본군 위안부 명시 안한 채 "여성존엄 상처"라고만 언급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4 22:20:43

△ 전후 70년 담화 발표하는 아베 일본 총리 (도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오후 도쿄 총리관저에서 일본의 전후 70년에 관한 역사인식을 반영한 담화(일명 아베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2015.8.14 sewonlee@yna.co.kr

아베담화 '과거형 사죄'…"차세대에 사죄 숙명 지워선 안돼"(종합2보)

무라야마담화서 후퇴…'식민지·침략' 넣었지만 '일본의 행동'으로 인정 안해

일본군 위안부 명시 안한 채 "여성존엄 상처"라고만 언급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이세원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끝내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과 사죄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렸다.

아베 총리는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이하 담화)에서 전쟁에 대해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하는데 그쳤고, 전후 세대에 사죄할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명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특정해서 거론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패전 70년을 하루 앞둔 14일 각의(국무회의)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낭독한 담화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 마음을 실제 행동으로 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대만, 한국, 중국 등 이웃의 아시아인들이 걸어온 고난의 역사를 마음에 새기고 전후(戰後) 일관되게 그 평화와 번영을 위해 힘을 다해왔다"며 "이런 역대 내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일본에서는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지금 인구의 8할을 넘겼다"며 "그 전쟁과 어떠한 관여도 없다"고 밝힌 뒤 "우리들의 아이와 손자, 그 뒤 세대의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거론했지만 이를 일본의 행동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담화는 "사변, 침략, 전쟁, 어떤 무력의 위협과 행사도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는 두 번 다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식민지 지배로부터 영원히 결별해 모든 민족의 자결 권리가 존중되는 세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담화는 또 조선 식민지화의 발판이 된 러일전쟁을 미화했다. 아베는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정치를 세우고 독립을 지켜냈다"며 "일러 전쟁은 식민지 지배 하에 있었던 많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인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고 적었다.

또 "우리는 20세기에 전시 하에 많은 여성들의 존엄과 명예가 깊은 상처를 입은 과거를 가슴에 계속 새길 것"이라고 밝혔지만 '누가' 상처를 입혔는지 거론하지 않는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담화는 이와 함께 과거 전쟁에 의한 국내외 피해자에 대해 "깊이 머리를 숙여 통석의 념(念)을 표하고, 영겁의 애도의 정성을 드린다"고 적었다.

이번 아베 담화는 관심을 모았던 무라야마 담화(전후 50년 담화)의 4개 핵심 키워드(식민지배, 침략, 사죄, 반성)를 모두 거론은 했지만, 실제 내용은 무라야마 담화의 역사인식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한국의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가해국 일본의 지도자가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로 보기 어려운 담화를 발표함에 따라 역사인식을 둘러싼 한일간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담화는 분량면에서 일본어로 1천 300여자인 무라야마담화의 2배를 훌쩍 넘는 약 3천 400자에 달했다. 영어판도 나왔으며, 추후 한국어와 중국어 번역본도 낼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2013년 4월 23일)'고 발언하고,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2013년 12월 26일)함으로써 '역사 수정주의' 논란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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