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 "외부 파괴자로부터 세실 지켜냈어야"
불법 사냥에 미온적 대처 비난 속 세실 도륙 사건 첫 언급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1 08:58:18
무가베 "외부 파괴자로부터 세실 지켜냈어야"
불법 사냥에 미온적 대처 비난 속 세실 도륙 사건 첫 언급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세계 최고령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91) 짐바브웨 대통령이 미국인 의사 손에 죽은 '국민사자' 세실과 관련해 "짐바브웨 국민이 외부 파괴자들로부터 우리의 자원을 지켜내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국민영웅의날 기념연설에서 "짐바브웨의 모든 자연자원은 여러분의 것이며 세실 또한 여러분의 것이다. 여러분들은 세실을 보호해야 했으나 지키는 데 실패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곳곳에서 파괴자(vandal)들이 온다. 일부는 단순 관광객이지만 일부는 불법으로 우리의 자원을 취득한다"며 "모든 야생동물은 여러분이 보호해야 하며, 총이나 활로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세실의 죽음 이후 무가베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관련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실 도륙사건 이후 짐바브웨 정부는 불법 사냥 대처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부는 세실 죽음에 대한 공분이 커지자 지난 2일 짐바브웨 전역에서 사자, 표범, 코끼리 사냥을 금지한다고 밝혔으나 곧 이를 번복해 일부 지역에서는 사냥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냥 수익이 짐바브웨 국내총생산(GDP)의 2%를 차지하는 데다, 일부에서는 사냥 금지가 밀렵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짐바브웨 환경보존태스크포스의 조니 로드리게스는 가디언에 "사냥 수익의 상당부분은 무가베 측근인 지주들에게 가며 그 가운데 작은 부분만 자연보호에 쓰인다"며 사냥 전면 금지를 철회한 정부의 결정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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