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출 제조업체 44% "원화 강세로 피해"

68% 환율 위험에 그대로 노출 "아무 대책 없어"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10 10:58:40

부산 수출 제조업체 44% "원화 강세로 피해"

68% 환율 위험에 그대로 노출 "아무 대책 없어"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원화 강세 때문에 부산의 수출 제조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특히 일본으로 수출하는 업체들은 그 정도가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상공회의소가 195개 업체를 조사해 10일 발표한 '원화 강세에 따른 주요 수출 제조업체 영향 조사'를 보면 조사 대상 기업의 44.1%가 원화 강세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수출대상국이 일본인 기업은 그 비율이 72.5%에 달했다.

반면, 달러화로 수출 대금을 받는 업체들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보다 약 12% 올라 오히려 환차익을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조선기자재, 자동차부품, 철강금속 등 업종에서 상대적으로 원화 강세(엔화 약세)의 피해가 컸다.

조선기자재는 응답업체의 62.5%가 '환율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혀 환율 피해가 가장 큰 업종으로 조사됐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업체들은 국내 조선사의 수주 부진으로 납품물량이 줄었고, 일본 조선사들의 원화 강세 영향으로 부품 조달처를 자국 기업으로 바꾸고,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리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은 58.8%가 환율 피해를 호소했다.

엔저로 말미암은 완성차 업체의 판매 감소, 수출 경쟁력 저하, 환차손에 시달린다고 업체들은 밝혔다.

철강금속업 역시 엔화 약세(원화 강세)로 수출 채산성이 많이 나빠진 상태에서 세계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요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51.1%의 업체가 환율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음식료(46.7%), 화학(31.3%), 섬유·신발(30%), 전기·전자(27.3%) 등 업종도 환율 피해를 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출 제조업체들의 피해 유형을 보면 환율 하락으로 이미 수출계약한 물량의 환차손 발생이 76.7%로 가장 많았고, 가격 경쟁력 저하로 말미암은 수출 감소 20.9%, 수출 단가 인하 요구 2.3% 등이 뒤를 이었다.

원화 강세가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 지에 대해 42.1%는 '2016년 하반기', 24.1%는 '2017년 상반기'라고 예상해 환율로 인한 피해가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처럼 환율로 말미암은 피해가 커지고 장기화할 우려가 있음에도 지역기업의 방어 수단은 거의 전무하거나 소극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관리 방안을 묻는 질문에 68.2%가 '없다'고 답해 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었다.

환 위험을 관리하는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법은 '선물환'(35.4%)이 가장 많았고 '결제통화 다변화와 대금 결제일 조정'(17.1%), '원가절감 및 수출단가 조정'(11%), '환 변동 보험 가입'(6.1%) 등 순으로 나타났다.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으로는 '안정적 환율 운용'(40.9%)을 요구하는 기업이 가장 많았다.

수출금융 지원 강화(20.4%), 환 리스크 관리교육과 컨설팅 강화(15.1%), 수출 관련 행정절차 간소화(13.5%), 신규 바이어 발굴 지원(8.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최근 환율로 인한 지역 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어 환 위험 관리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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