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해방 위해 날아오른 여성 비행사 권기옥 평전
소설가 정혜주 집필 '날개옷을 찾아서'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09 16:43:36
조국 해방 위해 날아오른 여성 비행사 권기옥 평전
소설가 정혜주 집필 '날개옷을 찾아서'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한국과 중국 양국의 첫 여성 비행사이자 독립운동가인 권기옥(1901~1988)의 삶을 조명한 평전이 출간됐다.
1901년 평양에서 태어난 권기옥은 숭의여학교에서 송죽결사대에 가입,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6개월의 옥고를 치렀다.
석방되고 나서도 임시정부공채 판매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항일 운동을 한 그는 체포망이 조여오자 상하이로 망명했다.
권기옥은 중국에서 미국인 비행사 아트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고 비행 조종사의 꿈을 품는다. 그에게는 비행기를 타고 조선총독부에 폭탄을 던지겠다는 결심이 있었다.
그는 1924년 중국 윈난성 윈난항공학교에 입학하고 1925년 2월 여성 비행사 자격을 얻었다. 이로써 그는 조선과 중국 양국의 최초 여성 비행사가 된다.
권기옥은 항공 전투단을 구성할 여력이 없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신 중국 공군에 먼저 투신해 항일전선에서 싸우고 무공훈장을 받았다.
해방 후에는 한국 공군 창설에 이바지했으며 한국전쟁 때는 국회 국방위원회 최초의 여성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한국 공군사의 대표적 인물이다.
소설가 정혜주(53)는 10여 년 전, 딸에게 들려주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여성 인물 이야기를 쓸 생각으로 대상을 찾던 중 권기옥을 만났다.
정씨는 식민지 여성의 수동성을 뛰어넘어 진취적인 여성상을 보여준 권기옥의 삶에 매료돼 중국을 수차례 방문하고 사료를 뒤지며 그의 발자취를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평전 '날개옷을 찾아서'(하늘자연)를 완성했다.
평전은 마치 권기옥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읽듯 서사가 풍부하게 진행된다. 인물의 대화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며, 권기옥의 조국 독립에 대한 갈망과 비행에 대한 열정 등 내면도 섬세하게 묘사됐다.
책에는 권기옥이 1924년 7월 첫 단독비행에 성공하고서 찍은 기념사진과 당시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항일운동의 결의를 적어 보낸 편지도 수록됐다.
권기옥은 2005년 개봉한 영화 '청연'의 주인공 박경원(1901~1933)과 '한국 최초 여성 비행사'라는 이름을 놓고 논란이 있던 인물이다.
박경원은 1926년 일본 비행학교에 입학해 1927년 일본제국비행협회에서 발급하는 3등 비행사 면허증을 받았다. 권기옥이 중국에서 여성 비행사 자격을 얻은 것은 1925년으로 박경원보다 2년 앞선다.
저자는 "굴곡진 역사 속에서 권기옥은 일찍 죽지 않았고 훼절하지 않으면서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며 "자신의 꿈과 겨레의 꿈을 날실과 씨실로 삼아 멋진 날개옷을 지어낸 신여성이었다"고 말했다.
332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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