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개·돼지·모유수유 역겹다"…여성비하 과거발언 재조명

'어프렌티스' 출연자엔 성희롱 발언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과거 쏟아낸 수많은 여성비하 발언이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회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토론에서 트럼프는 미국의 유명 여성 코미디언인 로지 오도널에게만 여성 비하 발언을 했을 뿐 나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잡아뗐지만, 실상은 달랐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여성을 개·돼지 등으로 부르거나 성적 매력으로 평가하는 발언을 일삼았다.

우선 토론회에서 언급한 오도널에 대해서만 수차례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트럼프는 2006년 오도널에 대해 "그녀는 게으름뱅이인데다 트럭운전사처럼 말한다"며 "내가 (오도널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더 뷰'를 맡고 있다면 로지의 뚱뚱하고 못생긴 얼굴에 대고 '넌 해고야'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트위터에서 "로지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여성"이라며 "건달에 멍청이고 무엇보다도 패배자"라고 공격했다.

여성을 성적 매력으로 평가하는 발언은 물론 성희롱도 심심치 않게 이어졌다.

2013년에는 자신이 진행하는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견습생)에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브랜디 로더릭에게 "당신이 무릎을 꿇으면 분명히 그림이 좋을 것"이라며 구강성교를 암시하는 성희롱 발언을 건넸다.







트럼프는 모유 수유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막말로 표현했다.

2011년 그의 법률 고문인 엘리자베스 벡이 모유 유축할 시간을 달라고 하자 벌떡 일어나 "넌 역겹다"고 소리를 지르며 방을 뛰쳐나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는 이듬해 트위터를 통해 "타임지 표지가 늙은 나이에 모유 수유하는 것은 역겹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해 인터넷 언론인 허핑턴포스트의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에 대해서는 "내면이나 외모나 모두 매력 없다"며 "왜 전 남편이 아리아나 허핑턴을 떠나서 남자를 찾아갔는지 이해가 간다"고 비난했다.

아리아나 허핑턴의 전 남편인 마이클 허핑턴은 이혼 이후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인물이다.

트럼프는 올해 초 또다시 "(허핑턴은) 나에 대해서 잘못된 지적을 하는 '개'"라고 표현했다.

논란의 여성 비하 발언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가장 최근 TV토론 진행을 맡았던 폭스뉴스 여성앵커 메긴 켈리에 대한 공격이었다.

트럼프는 토론 다음날인 7일 새벽 트위터에 "토론회 최대 패자는 켈리"라는 글을 올리면서 켈리를 '빔보'(bimbo: 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를 폄하하는 비속어)라고 불렀다.

게다가 CNN방송에서는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다른 어딘가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켈리가 월경 중이라 자신에게 날카롭게 군 것이 아니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공화당 안팎에서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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