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택 법원장 대법관 임명제청…'동성혼 재판' 지연될 듯

김조광수 커플 사건 재판관…후임자에게 넘어갈 가능성 커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06 17:02:18

△ 신임 대법관 임명제청된 이기택 서울서부지법원장 (서울=연합뉴스) 양승태 대법원장은 오는 9월 16일 퇴임하는 민일영(60·사법연수원 10기) 대법관 후임으로 이기택(56·14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박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여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 동의를 요청하면 국회는 청문회를 거쳐 동의 투표를 한다.

이기택 법원장 대법관 임명제청…'동성혼 재판' 지연될 듯

김조광수 커플 사건 재판관…후임자에게 넘어갈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기택(56·사법연수원 14기) 서울서부지방법원장이 6일 대법관에 임명제청되면서 이 법원장이 맡았던 동성혼 재판도 기약 없이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법원장은 법원장이 가족관계등록 비송사건 재판부를 담당하는 서부지법 관례에 따라 해당 재판부를 단독으로 맡아 왔다.

이 법원장은 영화감독 김조광수 커플이 작년 5월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동성혼 부부의 법적 권리 인정을 요구하는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을 서부지법에 내자 자연스럽게 이 사건 재판관이 됐다.

동성혼 부부의 법적 권리 인정 여부를 다루는 예민한 사안인 탓에 여론의 관심은 매우 뜨거웠다. 사건 접수 1년여 만인 지난달 6일 첫 심문기일이 열렸고, 그 직전인 6월26일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동성혼 합법화 결정이 나오자 관심은 더욱 증폭됐다.

동성혼 인정을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계 등은 첫 심문기일 이후 수만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법원에 무더기로 제출하며 재판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신청인인 김조 감독 측 변호인단은 추가 자료 제출을 위해 첫 심리 이후 4주가량의 말미를 요청했다.

이런 와중에 재판관인 이 법원장이 법원을 갑자기 떠나게 됨에 따라 사건 심리가 지연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관측이다.

법원에 따르면 이 법원장은 임명제청에 따라 이달 12일 자로 대법원 발령이 예정됐다. 이임식이 열리는 11일까지 서부지법에 남아있다손 치더라도 그때까지 사건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법원 안팎의 예상이다.

이렇게 되면 후임 법원장이 사건을 넘겨받아 기록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 만큼 재판 결과가 언제 나올지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본의 아니게 초유의 민감한 사건을 후임자에게 넘기고 떠나게 되는 이 법원장은 결과적으로 청문회를 앞둔 상황에서 부담 하나를 덜 수 있을 전망이다. 결정을 이미 내렸다면 어느 쪽이든 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성 질의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동성혼을 인정하든 안 하든 청문회에서 그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논란이 될 거리를 굳이 하나 더 만들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다음 달 퇴임하는 민일영(60·사법연수원 10기) 대법관 후임으로 이날 이 법원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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