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내분 속 '대외공식창구' 정치국 대표 사임
오마르 사망 후 후계자 선정 방식 등에 불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05 11:05:33
탈레반 내분 속 '대외공식창구' 정치국 대표 사임
오마르 사망 후 후계자 선정 방식 등에 불만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아프가니스탄 무장조직 탈레반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사망으로 탈레반의 내분이 심화하는 가운데 탈레반의 대외공식창구역할을 해온 정치국 대표가 사임했다.
BBC방송에 따르면 카타르 주재 아프간 탈레반 정치국 대표 타이예브 아카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마르의 후계자로 물라 아크타르 무하마드 만수르가 추대된 방식을 비판하면서 사임을 발표햇다. 아카는 오마르의 개인 비서 겸 대변인을 지낸 차세대 대표 지도자다.
조직내 2인자였던 만수르는 지난달 30일 탈레반 지도위원회(퀘타 슈라)에서 오마르를 잇는 새 최고지도자로 추대됐다. 오마르가 2013년 4월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의 병원에서 숨졌다고 아프간 정부가 발표한 당일 추대가 이뤄졌다.
아카는 사임 이유에 대해 "내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 지도자가 아프간 외부에서 국외에 거주하는 세력에 의해 추대된 것은 거대한 역사적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만수르를 새 지도자로 추대하는 과정에 파키스탄 정부와 연계된 세력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또 탈레반은 아프간을 기본 근거지로 삼아 모든 활동을 해야 한다며, 탈레반이 오마르의 죽음을 2년간 비밀에 부친 사실도 비판했다.
아카의 사임은 새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탈레반 내 신구세력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탈레반 내 구세력으로 분류되는 오마르 지지세력은 오마르의 아들이 새 최고지도자로 추대되길 바랬다.
이들은 탈레반 지도위원회가 만수르를 최고지도자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모두와 상의를 거친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구세력은 만수르가 오마르의 사망을 알고서도 2년 동안 그 사실을 숨기고 그의 명의를 빌려 조직을 운영한 것과 만수르의 온건·친(親) 파키스탄 성향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탈레반내 신세력은 만수르에 대한 충성맹세가 담긴 동영상을 보내는 등 그에 대한 지지세 규합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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