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난은 언제든 다시온다"…KBS '징비록' 12.3%로 종영

김상중·김태우 열연…임진왜란 대응 실패 담담하게 조명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03 10:48:06


"국난은 언제든 다시온다"…KBS '징비록' 12.3%로 종영

김상중·김태우 열연…임진왜란 대응 실패 담담하게 조명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국난은 언제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이네. 이 나라 이 백성들이 두 번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야."

임진왜란이 끝나자 선조(김태우 분)에게 토사구팽당한 서애 류성룡(김상중)은 자신의 파직을 안타까워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 땅의 전란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파직 후 안동으로 내려가 임진왜란 7년의 참사를 돌아보며 '징비록'을 완성한 류성룡은 조선이 훗날을 대비하며 반성하기를 바랐지만, 욕심과 아집 속 반복된 당쟁은 비극의 역사를 현재 진행형으로 만들었다.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이 2일 50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월14일 10.5%로 출발한 '징비록'의 마지막회 시청률은 12.3%로 집계됐다.

50부 평균 시청률은 11.2%였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은 13.8%(4월26일)로 나타났다.

'징비록'은 지난해 안방극장에 파란을 일으킨 '정도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지만, 조선 건국이라는 활기찬 소재와 달리 실패의 역사인 임진왜란의 이야기는 시청자에게 '흥'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극적인 사건은 이어졌지만 임진왜란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실패와 무능, 책임 회피와 시기 등이라 보는 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그 와중에 바른 판단을 하고자 고군분투한 류성룡의 충심과 고언은 '소귀에 경 읽기'였고, 전쟁이 끝나자 임금도, 세자도, 신하들도 저마다 사리사욕을 위해 "서애의 역할은 끝났다"고 입을 모으는 모습을 통해 절망감에 쐐기를 박는다.

이처럼 시청자의 구미를 자극할 허구를 가미하지 않은 채 정사를 토대로 만들어진 '징비록'은 임진왜란 발발 직전부터 이순신의 노량해전까지를 성실하게 조명했지만 흥행 면에서는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김태우가 그린 치졸하고 무기력한 선조 캐릭터가 시청자 사이에 '발암 선조'라는 별명과 함께 회자하고, 김상중의 중심이 흐트러지지 않는 강직한 류성룡 연기 덕에 '징비록'은 평균 시청률 11.2%로 기본 이상은 했다. 임진왜란의 실패를 담담하게 그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짜릿함과 비전, 촌철살인의 대사로 구성된 '정도전'을 기대했던 사람들의 목마름을 해갈시키지는 못했다.

후반부 투입된 이순신(김석훈)의 활약은 이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쾌감을 안겨줬지만 드라마의 암울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는 없었다.

마지막회에서 이순신은 왜적들의 퇴로를 열어주라는 명나라 도독 진린(배도환)에게 "단 한 놈도 살려 보낼 수 없다"며 반기를 든다.

그러나 진린이 "전쟁은 끝났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소"라며 느물느물하게 뱉은 말은, 바로 당시 조선 조정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기도 했다.

전쟁이 끝난 것에만 안도했을 뿐, 피로 쓴 역사의 교훈을 바로 새기지 못한 조정의 모습이 단지 역사책 속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이 뒷맛을 씁쓸하게 했다.

KBS는 '징비록' 후속 사극으로 송일국 주연의 '장영실'을 내년 초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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