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수직교차로 대신 '회전교차로' 느는 까닭은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8-01 00:37:52
미국서 수직교차로 대신 '회전교차로' 느는 까닭은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미국에서 두 개 이상의 도로가 서로를 가로지르는 전통적인 교차로 대신 '회전교차로'(roundabout)가 늘어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회전교차로는 도로가 만나는 중심부에 교통섬을 둬 차량이 똑바로 가는 대신에 이 교통섬을 돌아가도록 만든 교차로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에 회전교차로가 처음으로 설치됐다.
그러다 최근 10년새 배가 늘어 이제는 5천 개 정도 된다.
인구가 밀집한 까닭에 교통량이 많은 뉴욕 주의 경우 회전교차로가 2005년에는 18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112개로 크게 불어났다.
뉴욕주와 함께 한인 교포들이 많이 사는 뉴저지 주 역시 회전교차로를 늘린다는 게 주정부의 방침이다.
이처럼 회전교차로가 점차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통적인 교차로에서는 신호를 무시하거나 잘못 본 차량이 길을 건너는 행인을 향해 빠른 속도로, 수직으로 다가와 사고를 일으킨다는 치명적 문제점이 있다.
반면에, 회전교차로는 이런 위험이 없다. 일단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려면 무조건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속·수직' 상태에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사라진다.
아울러 회전교차로 방식에서는 마주보는 방향에서 오는 차량의 좌회전이 완전히 없어진다. 따라서 이들 차량의 좌회전으로 인한 보행자 교통사고 역시 사라진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장점도 있다.
우선 회전교차로는 간혹 예외는 있지만 설치비용이 드는 신호등이 필요없다. 모든 차량이 속도를 줄인 뒤 오른쪽 방향으로 진입해 출구로 나가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회전교차로에서는 자동차가 멈춰서는 등의 돌발사고가 없는한 모든 차량이 정지해야 할 필요가 없어 이동시간 단축, 연료 절감 등의 효과가 있다.
게다가 기존 교차로에서는 길을 잘못 들면 되돌아오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리지만 회전교차로에서는 어떤 출구인지 확신이 서지 않으면 교차로를 계속 돌다가 결정하면 된다.
미국 연방교통청은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면 기존 교차로나 신호등을 사용한 네거리에 비해 사망이나 심각한 부상 등의 교통사고를 8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방교통청의 제프 쇼 교차로 정책 총괄책임자는 "회전교차로를 늘린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안전처가 2012년 회전교차로가 설치된 전국 85곳의 교통사고를 집계한 결과, 설치 전인 2011년에 비해 2013년 들어 교통사고의 발생 빈도는 39%, 사상자 수는 45% 각각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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