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외신기자' 한성간 "후배들 전문분야 찾는 노력했으면"
연합뉴스 정년 후 재입사 20년간 의료·과학 분야 집중…"아직도 어려워"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31 08:00:08
△ 한성간 기자 "후배들 전문분야 찾는 노력했으면"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1965년 연합뉴스의 전신인 합동통신 외신부에 입사해 50년간 기자생활을 한 한성간(74)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기자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50년 외신기자' 한성간 "후배들 전문분야 찾는 노력했으면"
연합뉴스 정년 후 재입사 20년간 의료·과학 분야 집중…"아직도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후배들이 기자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한 분야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쌓아두면 좋겠어요. 한국 언론이 기자를 한 분야에 오래 두는 풍토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보니 전문성이 없는데 그렇게 되면 나중에 갑갑해지거든요."
1965년 연합뉴스의 전신인 합동통신 외신부에 입사해 50년간 기자생활을 한 한성간(74) 연합뉴스 국제뉴스부 기자는 30일 기자생활 50년을 맞아"시니어 기자가 자기 몫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96년 연합뉴스에서 정년퇴직한 뒤 그해 재입사했다. 기자 생활 대부분을 국제 뉴스를 국문으로 전하는 외신 기자로 살아온 그는 재입사 이후 의료·과학 분야의 기사에 집중했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그가 이 어려운 분야를 택한 이유는 뭘까.
그는 "남들이 안 하려고 하는 걸 찾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했다. 건강과 직결되는 의학 기사는 난이도가 높아 기자들이 꺼리는 분야다.
한 기자는 "남들이 괜히 안 하려고 했겠나. 처음에는 용어도 익숙지가 않고 지식도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며 "의사나 의학 관련 학자들로부터 항의 메일도 많이 받았다"고 털어놨다.
의과대학에 갔다면 의사가 되고도 남았을 2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그때그때 필요해 찾고 수집한 정보와 지식이 쌓이면서 나름의 전문성을 갖게 됐다.
전문 지식이 없으면 어려운 기사 선택도 조금씩 방법을 찾아갔다.
"나만 이렇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누구든 하겠다고 마음먹고 달려들면 할 수 있지만 상황이 받쳐주질 못하니 못 하고 있을 뿐이죠. 그래도 후배들이 '나중에 내가 저 분야를 해봐야겠다'하는 마음을 먹고 현장에 있을 때부터 준비를 했으면 좋겠어요."
일흔이 넘은 나이. 편하게 지내고 싶을 법도 하지만 그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새벽 4시께 일어나 1시간가량 세계 주요 언론사와의학전문지의 웹사이트를 훑으며 100여 건의 기사를 스크린한다.
쓸만한 기사를 찾아 프린트를 해 출근길 지하철에서 대강의 구도를 잡고 오전 7시 회사에 도착하면 바로 기사 작성에 들어간다.
"이 일이 마냥 쉽지만은 않아서 어떤 때는 정말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또 너무 답답해요. 내 몸이 허락하는 한, 회사에 도움이 되는 한 조금 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는 "내가 기자 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외신 기사를 놓고 통신사끼리 경쟁이 엄청났다"며 "석간에 맞춰 마감을 하기 위해 새벽같이 나왔고 우리 기사를 신문에 싣게 하기 위해서 과장도 많이 했다"고 지난 50년을 회고했다.
한 기자는 "노병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은데 회사에서 이 실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며 "선배들도 자기 몫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젊은 기자들도 먼저 다가와서 질문도 해주고 그러면 좋겠다"며 젊은 기자들과의 소통을 바랐다.
그에게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더니 따뜻한 대답이 돌아왔다.
"건강과 관련된 기사를 주로 쓰다 보니 후배들 건강도 신경이 쓰여요. 일도 좋은데 자신의 몸도 돌봐가면서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여태 기사로 쓴 연구결과를 대충 종합하면 결국 몸을 많이 움직이고 머리를 많이 써야 해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게 병원가고 검진받는 것보다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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