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당정치는 왜 점점 나빠지는 것일까"
정치학자 박상훈의 '정당의 발견'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30 15:37:53
"한국의 정당정치는 왜 점점 나빠지는 것일까"
정치학자 박상훈의 '정당의 발견'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1987년 민주화 이후 현재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던 정당 수는 120개에 육박한다. 이 중 국회의원을 보유했던 정당도 40개가 넘는다.
그러나 이들 정당이 모두 다른 정당이라기보다는 대부분 기존 정당을 재편하거나 이름만 바꾼 경우다.
이처럼 한국의 정당은 탄생과 변화, 소멸 그리고 재탄생을 거듭하는 역동적인 모습을 띠고 있지만,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해나갔는지는 선뜻 답하기 어렵다.
박상훈 정치발전소 학교장은 저서 '정당의 발견'에서 이론으로서의 정치학과 현실정치를 비교하며 왜 한국의 정당정치가 좋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지를 파고든다.
민주주의 정치 이론에서는 '정당 체계는 다원적이어야 하고 정당 조직은 유기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당체계는 사회의 다원적 갈등 구조에 맞게 폭넓은 구도를 가지지만, 조직은 공통의 정체성과 나름의 정당 문화를 형성하며 단단하게 뭉쳐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일부 정당은 정당 체계는 폐쇄적이면서 조직은 개방적인, 반대의 모습을 띤다.
이를 두고 저자는 "조직의 질서도 문화도 정체성도 없는, 사실상 의원들의 사적 클럽 이상이 아니게 됐다"며 "'체계'에 맞는 개혁의 원리와 '조직'에 맞는 개혁의 원리가 거꾸로 적용된 탓"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역주의, 국민 포괄 정당론, 촛불 지상주의론 등 정당 체계나 조직, 대의 정치에 대한 이해와 오해를 다룬 부분은 그동안 당연시하던 생각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역이라는 차원으로만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지역 간 차이가 가장 적은 매우 동질적인 나라 중 하나이다." (본문 145쪽)
"문제를 달리 보면 잘못은 지역주의 때문이 아니라, 지역주의라는 폐해를 만들어 낸 우리 사회의 여러 구조적 조건들과, 지역주의적 해석 틀을 동원해 온 세력들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질곡이라는 사실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본문 150쪽)
책은 저자가 지난해 10월 7일부터 11월 4일까지 정치발전소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다.
후마니타스. 428쪽. 1만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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