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학교 이름짓기 힘드네…교명도 브랜드 경쟁
판교·위례·미사강변 '필수 단어'…"부동산에도 영향" 민감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30 15:10:51
신도시 학교 이름짓기 힘드네…교명도 브랜드 경쟁
판교·위례·미사강변 '필수 단어'…"부동산에도 영향" 민감
(수원=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신도시 내 신설 학교 이름을 둘러싸고 보이지 않는 '교명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다.
교명은 학교 정체성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진학 선호도와 함께 주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신도시 지명이 붙은 네댓 글자의 학교명이 양산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교육지원청은 지난 28일 학교명선정위원회를 열어 위례신도시 성남시구역에 내년 3월과 9월 개교하는 9개 유치원과 초중고의 교명을 결정했다.
주목할 점은 한 곳을 제외한 8곳의 교명에 모두 '위례'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다. 위례새초롱·위례푸른·위례고운·위례중앙·위례한빛 등의 식이다.
위례신도시 하남시구역에 올해 11월과 내년 3월에 개교하는 유치원과 초중고 4곳은 모두 '위례'로 정해졌다. 위례한빛고(성남)와 위례고(하남)의 가칭은 법정동 이름에서 따 각각 창곡고와 학암고였다.
이런 현상은 하남 미사강변도시에서 비슷하다. 지난해 7월 이후 미사강변지구 내에 신설된 초중고 8곳 가운데 6곳의 이름에 '미사' 또는 '강변'이 붙었다.
신설 학교뿐 아니라 기존 학교들도 신도시 이름으로 바꾸고 있다.
2011년 판교신도시에 문을 연 삼평고는 내년 3월 판교고로 교명을 바꾼다. 판교지역의 대표적 고등학교로 거듭날 수 있게 지역명을 학교 이름에 반영해달라는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행정동 명칭을 교명으로 차용했던 삼평고는 지난 4월 설문조사 결과(73% 찬성, 반대 4%, 나머지 무응답) 토대로 교육청에 교명 변경을 신청해 '숙원'을 이뤘다.
이들 학교 소재지는 모두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분양 성공으로 부동산 가치가 치솟은 곳이다. 학교 선호도가 집값 등락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전망이기도 하다.
이 때문인지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별 학교명선정위원회 심의 과정에 신도시 입주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결정된 미사강변도시 내 가칭 미사5초 교명을 놓고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사5초 교명 공모에서 미사강변도시 22블록 입주자들은 미사한성초, 인근 21블록 입주민들은 미사제일초로 청원했다가 황산초로 결정되자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지명에서 따온 황산(荒山)은 뜻과 어감이 좋지 않아 초등학교명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성남교육지원청의 경우 논란을 사전 차단하고자 학교명선정위원회에 위례신도시 주민 대표 2명을 참여하게 했다.
학교명 결정과 변경은 의견수렴 및 공모, 학교명선정위원회 심의, 조례 개정 등의 절차로 진행된다.
핵심 심의기구인 학교명선정위는 교육장이 위원장을 맡아 당연직 공무원, 지방의원, 학부모, 사회단체 대표, 향토사학자 등 15인 이내로 구성된다.
도교육청의 도립학교 설치·운영 조례 및 시행규칙 개정 업무 지침이 있지만 실무 가이드라인일뿐이다.
지침에는 ▲학교와 소재지의 특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타당성, 적합성, 지역성, 역사성 등 고려 ▲ 방위명(동서남북·중앙) 사용 지양 ▲ 어감상 혐오감을 주는 명칭이나 속어 지양 ▲ 가급적 외래어 및 외국어 사용 억제 등이 제시돼 있으나 최근 경향에 비춰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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