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혁의 달콤하지 않은 연애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

편집부

news@bujadongne.com | 2015-07-29 18:18:30

김중혁의 달콤하지 않은 연애소설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소설가 김중혁(44)이 4번째 단편집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을 펴냈다. 책에는 2012년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요요'를 포함해 작가가 지난 3년에 걸쳐 쓴 소설 8편이 수록됐다.

작가는 책을 '연애소설집'이라고 칭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게 남녀 관계라고 생각해 그 이야기를 많이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생각하는 연애소설처럼 달콤하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는 이 책에서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외롭고, 쓸쓸하기까지 한 이야기가 담겼다.

생맥주를 사이에 두고 옛 연인과 다시 마주한 남자는 "아무런 애정 없이 그냥 한 번 안아주기만 해도, 그냥 체온만 나눠줘도 그게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대"라고 원망하듯 말한다(가짜 팔로 하는 포옹).

카메라 앞에서 성행위 하는 것을 업으로 삼은 성인영화 여배우는 홀로 방에서 빵빵한 비닐봉지 수십 개를 터뜨리면서 자기를 위로한다(상황과 비율). 부모의 이혼을 겪어야 했던 고등학생은 일기에 주문을 외듯 적어 내려간다. "나는 관계를 부수는 사람이다. 고리를 끊는 사람이다."(요요)

김씨는 2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제가 생각하는 연애는 둘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게 아니라, 혼자인 사람들이 서로 알아보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는 일"이라며 "연애를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두 사람이 만나는 쓸쓸한 광경으로 보고 썼다"고 설명했다.

작가가 대화 중심으로,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함께 엮어낸 작품들은 술술 읽힌다. 이 가뿐한 문장들 사이 곳곳에 파진 슬픔의 구덩이가 먹먹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사람 사이 관계가 대화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소설도 대화 중심으로 쓰려고 했다"며 "긴 시간을 건너뛰는 소설적 기법도 많이 시도했다"고 소개했다.

책 끝에 붙인 '작가의 말'에는 오로지 작품별 등장인물만 나열했다.

작가는 "'작가의 말'을 쓸 때는 소설을 쓰는 동안 밖에서 있던 이야기를 적기보다 책을 하나의 '완결된 책'으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소설 속 주인공들, 그리고 그 주인공이 존재하도록 제가 상상한 또 다른 사람들, 스쳐간 사람들 이름을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 304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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